이만섭, “개헌 논의? 되지도 않는 것 자꾸 말할 필요 없어”
“국회에 나라 운명 맡기겠다는 국민 몇 사람이나 되겠는가”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3-07-22 14:57:02
[시민일보] 최근 강창희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를 공식 제안한 것에 대해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되지도 않는 개헌을 자꾸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전 의장은 22일 오전 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개헌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헌법을 고치는 것보다 헌법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여야가 막말 정치로 싸움을 하고 또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이게 전부 헌법이 잘 못 돼서 그런 게 아니라 헌법을 안 지켜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헌법 46조를 보면 국회의원은 국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국정을 수행한다고 돼 있는데 지금 국익을 우선하지 않고 전부 자기가 속해있는 정당, 전력 싸움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지금 나라가 이렇게 됐지, 헌법 때문에 이렇게 됐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헌법을 고친다면 권력 구조 문제인데 내각책임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요새 말하는 대통령 분권제인데, 그런 걸 고치려고 하면 국회가 국정의 중심에 서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국회가 국민의 신임을 받고 믿음을 주는 국회가 돼야지, 지금처럼 17대 최루탄 국회, 18대 폭력 국회, 19대 막말 국회, 이런 국회에 이 나라 운명을 맡기겠다는 국민들이 몇 사람이나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내각책임자나 분권형 대통령제가 되면 국회의원이 전부 장관이 되는 것인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저런 국회의원들에게 장관을 다 맡기고 나라 운명을 다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 거의 없다”며 “그것보다 급한 것은 선거법을 고쳐서 국회의원 질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감정을 없애고 국회의원 질을 높이고 해서 국회의원 질이 높아지고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개헌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거지, 선거법 개정부터 신경써서 연구했으면 좋겠다”며 “증대선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헌논의의 필요성을 피력한 강창희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헌정 취임식 때 축사 내용도 좋았는데 한가지 동의 못한 것은 금년 말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일하도록 기회를 드리고 내년부터는 개헌 논의를 활발히 한다고 하던데, 내년에는 더 복잡하다”며 “지난 번 국회의장들이 쓸데 없이 개헌 얘기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말에 원 포인트 개헌이라고 해서 쓸데없이 바람만 일으키고, 이명박 대통령도 쓸데없이 개헌 이야기 했다가 쏙 들어갔다. 할 필요가 없고 정국만 불안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