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또 입 열었다가...
조경환-김영환, “무책임”...“장난치나?” 직격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07-25 16:34:23
[시민일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25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태에 대해 또 다시 언급했다가 같은 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김영환 의원으로부터 각각 “무책임하다”, “장난치나?”라는 비판의 소리를 들었다.
문 의원은 지난 23일 '이제 NLL 논란은 끝내야 합니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불과 하루 만에 재반격을 시도했다가 이 같은 질책에 직면하게 됐다.
문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였나요?”라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문 의원은 “대화록 왜 없나, 수사로 엄정 규명해야죠? 참여정부 사람들이 2008년 기록물사건에 이어 또 고생하겠지요”라며 ”민주당에도 큰 부담 주게 됐고요. 칼자루가 저들 손에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이지만, 진실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대화록 왜 없나 규명과 별도로 NLL포기 논란은 끝내야 하지 않나요? 당연한 사리를 말했는데, 새누리당은 난리네요. 이제는 NLL포기주장에 대한 책임을 덮겠다는 건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가해자의 적반하장이 무섭습니다. NLL포기주장이 거짓 아닙니까? 새누리당과 언론에 묻습니다”라고 반격했다.
이는 문 의원이 23일 발표한 ‘이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은 끝내야 합니다’라는 성명을 두고 회의록 실종의 명확한 입장이 없다는 비판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4선 중진인 김영환 의원은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당내 친노무현계 인사들에게 자숙을 요구하면서 강력 비판했다.
먼저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문재인 의원과 당내 친노무현계 인사들을 겨냥해 "나라를 어지럽혔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는 민생을 내팽개치고 정파의 이익을 위해 정계은퇴를 운운하면서 나라를 어지럽게 한 분이 오늘은 일방적으로 논쟁을 종식하자 한다. NLL논쟁을 그만하자는 문재인 의원의 성명을 접하고 저를 포함한 대다수 국민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을 규명하자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자던 분이 이에 대한 해명 없이 그만하자고 하다니 이런 무책임이 어디 있냐. 정쟁의 불을 지르고 이제 와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문 의원을 공격했다.
그는 또 "더 이상 당에 해를 끼치지 말라.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말라. 바른 정치인은 솔직하고 당당해야 한다. 비겁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을 위기와 혼란에 처하게 하고 답도 없는 소모적 정쟁의 중심에 선 사람으로서 국민과 민주당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자기가 한 말에 대한 책임지는 모습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당내 친노 인사들도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과 지도부에 호소한다. 더 이상 특정 계파에 끌려 다녀선 안 된다. 패권 정치에 흔들려선 안 된다. 계파의 들러리가 돼선 안 된다"면서 "(친노 인사들의)잘못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상황을 정리하는 리더십을 갖고 민생을 생각하는 본연의 자세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조 최고위원은 NLL대화록 실종사태에 대한 검찰수사를 요구하며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최선은 검찰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노무현정부의 잘못이 명백하다면 관련 인사들이 정치적·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은 또 전날 김한길 대표의 발언에 관한 해석도 내놨다. 그는 "김 대표가 현 상황에 책임지겠다고 한 말에는 해당 당사자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뜻이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의원도 이날 오전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통화에서 문 의원을 겨냥, "대선 후보가 아니고 노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아니다"며 "자꾸 여론을 악화시키는 발언을 하시면 안 되고 가만히 계셨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김 의원은 "(문 의원이)지금 어떤 말씀을 하셔도 자꾸 말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책임 있는 사람이고 대화록을 열람하자고 주장하고 NLL을 정국으로 끌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말씀을 아껴야 한다"고 거듭 문 의원의 발언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또 "신립이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다가 몰살당했다. 기병을 가진 우리가 과신하고 조총을 가진 왜군을 얕보다가 결국 몰살당한 것 같은 상황"이라며 " 덮자고 해서 덮어질 상황이 아니다. 정치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도부를 겨냥, "친노 진영이나 노대통령에 애정을 가진 분들이 대화록 열람을 주장하게 됐을 때 당이 당연히 이것을 끊어줬어야 했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후보께서 정치 생명을 건 배수진을 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간 것인데 그런 사태는 바로잡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에도 '조의제문(弔義帝文)은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NLL 논란을 끝내자고 제안한 문재인 의원 입장에 대해 "우선 드는 생각은 속된 말로 '장난치나?'"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김 의원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민주당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돼 멍하니 지붕을 쳐다보게 됐다"며 "그 많던 막말은 어디로 갔고 정계은퇴의 비장함은 어디로 숨었나. 우리가 따라 나선 깃발이 결국 이런 것이었나"라고 한탄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정국을 주도해온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서해북방한계선(NLL) 논란의 종결을 제안한 데 대해 "국민 상식에 맞게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