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문재인 책임론’으로 친노-비노 갈등심화

정대철 “문 의원 때문에 민주당 바보스럽게 됐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07-26 16:39:25

김경수 “국민, 자기들끼리 싸우는 모습에 질렸다”



[시민일보] 민주당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실종과 관련해 문재인 의원의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26일 "문 의원 때문에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민주당이 바보스럽게 됐다"고 문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문 의원이 공개하자고 해서 여야간에 각각 자기들 목적에 따라 공개하도록 통과시켰다"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공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과를 보면서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이 없을 것이란 건 예상하지 못해 황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조경태 최고위원이 문 의원에 대해 사과와 책임 표명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문 의원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조 최고위원에게 한 방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최고위원은 전날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문 의원과 당내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을 겨냥해 "나라를 어지럽혔다"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조 최고위원은 문 의원의 '정계은퇴'까지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압박하는가하면, 잘못이 드러나면 노무현 정부 인사들도 정치적·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발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김영환 의원도 문재인 의원 비판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전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문 의원이 대화록 실종사태에 대해 'NLL 논란을 끝내자'고 밝힌 데 대해 "지금 문 의원은 대선 후보가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자꾸 여론을 악화시키는 발언을 하면 안 되고, 가만히 계셨으면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지금 '그냥 덮자'는 것은 국민적 설득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대화록 (실종) 문제를 두고 또 다시 검찰수사냐, 특검이냐 하는 정쟁이 격화되게 돼 있다. 이것이 진행되게 되면 야당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 커진 상황"이라면서 "야당이 이런 상황까지 된 것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사실상 ‘문재인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친노진영에서는 “친노, 비노로 갈려 싸우는 모습보다는 하나 된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싸움의 결론이 났을 때 공과를 놓고 책임을 묻는 부분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고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재인 책임론’을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문 의원의 성명을 보면 NLL포기 논란은 종지부를 찍고 대화록 실종이라는 의혹은 수사를 통해 해결하고 지금은 국정원 국정조사에 집중해 확실하게 국민들과 함께 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며 "당내에 있는 대다수 분들도 그런 취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은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야당을 원하는데 거꾸로 민주당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는 모습에 질려있다"면서 "국민들이 등을 돌리게 된 제일 큰 원인은 친노, 비노로 나뉘어 날을 새며 싸우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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