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장외투쟁 돌입 논란

김한길 “더는 참을 수 없어”...신경민 “퇴로 없는 결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08-01 15:24:00

윤여준 “국민지지 의심”...신율 “촛불시위보다 못해”...김미현 “정치적 자제 필요”



[시민일보] 민주당이 1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정조사의 정상화를 위해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주당 장외투쟁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첫 현장 의원총회를 여는 등 장외투쟁에 나섰다.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진상규명 의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장외로 나가 국민과 소통하며 국정원 국조 정상화를 위한 대여 압박을 극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국정원 개혁을 3대 구호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또 국민운동본부를 운영해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비롯한 국기문란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원내협상·원외투쟁을 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 시간부로 민주당은 비상체제에 돌입한다"며 "그동안 추미애 본부장이 이끌어왔던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운동본부'를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로 확대·개편하고 당대표인 제가 본부장을 맡아 원내외 투쟁과 협상을 동시에 직접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기간 45일 중 30일을 파행시켰다. 3번의 파행과 20여일간의 국정조사 중단, 증인 채택 거부로 더이상 국정조사에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들을 증인으로 채택함에 있어서 '조건부'라는 말로 야당을 기만하고 있다. 심지어 이런 위중한 상황에도 국정조사를 모면하려고 여당이 보이는 여름휴가 운운 행태는 국민과 국회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은 그동안 국정조사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인내할 만큼 인내해 왔고 참을 만큼 참았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사건의 진실규명과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마당에 더는 참을 수 없게 됐다"며 원내협상·원외투쟁 병행 선언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도 1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정조사의 정상화를 위해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한 것과 관련, "퇴로가 없는 결정이었다"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저희들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국정조사가 아니다. 30일 동안 열었는데 딱 이틀 하고 끝났다"라며 "(새누리당에서)휴가까지 가버렸다. 남은 15일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이 아주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정원 국정조사의 사람 명칭을 단다고 하면 원세훈, 김용판 국정조사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나올 수 있는 기약이 없다"며 "여기에 대해 나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보자고 했더니 차일피일 미루고 이 두 사람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조사가 잘못된 책임을 묻는다고 하면 새누리당이 전적으로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친노(친노무현) 강경파가 장외투쟁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 국정조사 정국의 책임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그것을 가지고 신지도부다. 신 강경파다. 하는 것은 너무나 사안을 오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장외투쟁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윤여준 전 장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국정조사 파행의 책임은 결국 새누리당에 있다면서도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YTN <전원책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장외투쟁하는)고충이랄까, 심정은 이해가 가는데, 사실 말은 원내외 투쟁이라고 하지만 순전히 원외투쟁만 내걸기에는 부담이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면서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민주당이 일단 원외로 장을 옮긴다는 것이 과연 국민들한테 얼마나 폭넓은 지지를 받을 것이냐, 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보면 민주당이 NLL 대화록 공개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히 수세에 몰리고 궁색한 입장에 몰리니까 그 궁지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이것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식을 국민에게 주는 면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서울광장에서 공개리에 연 것에 대해 “야당의 투쟁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아서 지금 저렇게 지지도가 형편없는 것이 아니잖느냐”며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니까 마지막 방법으로 강경한 방법을 쓴다는 입장은 이해하는 면이 있는데, 방법이 과연 지금 국민들한테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는 의심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현 상황에 대해 “지금 와서 지난 일을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어쨌든 전술이랄까, 전략적 측면에서 봐도 민주당이 그렇게 썩 효과적으로 대처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 친노-비노간에 싸움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해 윤 전 장관은 “(지난 대선때)민주당을 좀 가까이 가서 보니까 깜짝 놀랄 만큼 두 세력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다. 아주 격렬한 감정의 표출이 있더라”며 양측의 화학적 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율 교수=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같은 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오늘,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장외투쟁 나가기는 쉬워도 들어오기는 어렵다”며 “민주당 장외투쟁의 국민호응은 광우병 파동시의 촛불시위보다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외투쟁이라는 게 국민적 호응을 얻어서 성공을 했더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도대체 정당이 왜 밖에 나가 있느냐’, 이런 식의 비난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장외로 나갔으면 성공적인 장외투쟁이 돼야 하는데, 이게 이슈로 봤을 때는 광우병 촛불시위보다는 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해 “지금 장외투쟁으로 나가가지고는 이걸 밝힐 수가 없다”며 “그게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의 내부적인 계파 갈등이 이번 장외투쟁으로 봉합이 되고 하나로 모아졌다는 관측에 대해 “그렇게 봉합이 된 것이 아니고, 실제적으로는 그 문제 때문에 지금 더 강경하게 나가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의 친노들 같은 경우에는 대화록 실종 사건 때문에 오히려 수세가 됐다. 먼저 문재인 의원이 문제를 강경하게 제기를 했다가 나중에 말을 몇 번 바꾸지 않았느냐, 이런 과정에서 수세에 몰리게 됐다”며 “그렇게 됐을 경우에 당내에서 정치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 강경투쟁 밖에 없다는 거는 고전적인 정치적 지식 아니겠느냐,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민주당이 그쪽으로 끌려간다고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의원과 민주당 내 친노 진영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신 교수는 “오히려 더욱더 강한 쪽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10월 재보선에서 사실 민주당이 여유 있게 이길 수 있는 데는 전라북도 한 군데 밖에 없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강경해지고 그럴수록 당내에서의 선명성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현 소장= 우선 알 앤 서치 김미현 소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새누리당에 정국의 주도권을 내준 무기력함에 대한 비판이 당내에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새누리당에 악재라고 여겨졌던 국정원 국정조사가 오히려 민주당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형국이 된 것”이라며 “그러나 국정조사도 국민들을 위하여 하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내실 있는 국정조사를 염두에 두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공방을 자제 하는 것이 필요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NLL정국`의 대응력 부재로 당 안팎의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장외투쟁 뿐이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장외투쟁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가 새누리당에 끌려 다니며 정국의 주도권을 내주었기 때문이라는 비판에는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까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민주당이 사실상 여권에 NLL정국에서 완패하였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여론도 별반 다르지 않다”며 “지금 발표되고 있는 정당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20%초반에서 답보 내지 정체상태인데, 특히 안철수 신당을 가정한 정당지지율에서는 10% 초반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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