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여전

뉴시스

| 2013-08-22 17:54:06

지난 4월 말 금융위원회가 금융권 펀드 판매에 대해 50% 룰을 적용하기로 결정한 뒤 3개월 가량이 지났지만, 일부 보험사는 여전히 계열 자산운용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계열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이 비 계열사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고객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8월 현재 순자산액 1조1400억원 중 85.7%(9800억원)을 계열 자산운용사에 맡기며 가장 높은 계열사 위탁 비중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이 펀드 중 81.7%를 계열사에 위탁하며 그 뒤를 이었고, ING(79.5%)·IBK연금(68.1%)·PCA(66.2%)·BNP파리바카디프(53.9%) 등이 50% 룰을 여전히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0% 룰이란 증권사·은행, 보험사 등이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을 연간 펀드 판매금액의 5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다.


뿐만 아니라 삼성(48.8%)·흥국(47.9%)·한화(42.2%) 등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룰 위반 여부는 회계연도(1년) 기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현재 기준으로 일부 보험사가 계열사에 50% 넘게 위탁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규제위반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계열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이 비 계열사보다 낮기 때문에 변액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생명보험사의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ING생명과 하나생명을 제외한 모든 보험사의 계열사 수익률이 비 계열사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경우 비 계열사의 1년 수익률이 3.83%인 반면 계열사에 맡긴 자산의 수익률은 -0.72%을 기록해 오히려 손해를 봤다. 한화생명 계열사의 수익률(-0.71%)도 비 계열사(4.74%)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나머지 보험사들도 격차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계열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이 낮게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고객의 수익을 올리려 하기보다는 계열사에 자산을 위탁해 계열사만 배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부분 보험사가 계열사 수익률이 낮은데, 이는 고객의 돈으로 계열사의 배를 불리는 부작용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부 거래에 대한 당국의 감독을 강화해 보험사가 소비자의 이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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