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6개월, 여야 평가 엇갈려
윤여준 “준비부족-함량 떨어져...남북합의는 높이 평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08-26 15:37:40
김한길 “민주주의-민생은 수준미달”...전병헌 “복지 뒤엎는 국민무시”
유일호 “남북관계-외교정책 성과”...최경환 “대통령 지지율 60~70%”
[시민일보]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의 성과에 대해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새누리당은 국정운영의 기틀을 다졌다고 호평한 반면 민주당은 '경제무능, 국정혼란무기력, 공약파기무책임의 3무(無)정권'이란 혹평을 내놨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평가 역시 냉담했다. 다만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윤 전 장관은 26일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에 대해 "기대했던 것보다는 굉장히 준비가 부족했던 정부"라며 "국정수행에서도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해서 자질이나 함량도 많이 떨어지는 정부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윤여준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가장 잘못한 분야로 정치를 꼽고 "우리가 민주화된 지가 26년째인데 원내 127개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이 민주주의 수호를 내걸고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 됐든 이건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과 관련, "국가정보원이라는 건 대통령이 지휘감독을 하는 국가정보기관이다. 자신이 당선됐던 선거에서 개입했다는 의혹이 생긴 것"이라며 "마치 청와대는 대통령이 야당대표를 만나는 것을 크게 베푸는 것처럼 생각하는 모양인데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은 야당 대표가 만나자면 언제든 만나야 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도 어차피 장외투쟁을 나왔는데 아무 얻은 것 없이 돌아갈 수 있겠나. 당장 정기국회가 곧 다가올 텐데 야당이 끝내 장외투쟁을 고집하면 야당도 여론의 비판을 받는 면이 있겠지만 대통령과 여당도 국민의 지지받기 어렵다"며 "시간이 지나가면 어차피 이 책임은 대통령한테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가장 잘한 분야로는 남북관계를 꼽고 "우선 개성공단이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가 됐다. 그 성사되는 과정을 보면 나름대로 원칙을 지키면서도 신축성을 많이 발휘했다"며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 그런 것은 높이 평가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3·15부정선거 언급 논란과 관련, "제가 보기에 민주당이 조금 지나친 표현을 쓴 것"이라며 "물론 분노가 격하다 보니까 그런 말이 나간 것 같은데 청와대가 한 번 거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다른 것으로 포용하면 오히려 청와대가 돋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 헌법 제1조 1항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알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자기가 준수해야 될 헌법을 잘 모르는 것 같이 느낄 때가 많다"며 "우선 민주공화국이라는 게 어떤 나라이며 어떤 운영원리로 이끌어야 되는 건지 깊이 성찰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아버지가 통치하던 60년대, 70년대하고는 규모면에서나 다원화된 면에서나 엄청나게 바뀐 나라다. 이제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로 국정이 운영이 되고 단기적인 성과가 나오던 시절이 아니다"라며 "반드시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되고 야당에서 동의를 받아야 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평가는 가혹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과 관련해 "지난 6개월 동안 민주주의와 민생에서 박근혜정부는 수준미달"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서울 시청광장 앞 국민운동본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각종 여론조사의 조사기관과 방식, 결과는 달랐지만 모든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과 불통리더십"이라며 "앞으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국정운영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며 박근혜정부의 냉철한 판단을 당부했다.
그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태와 관련, 광장노숙투쟁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투쟁에서 국회와 광장의 균형이 깨지지 않게 노력하겠다"며 "가을에도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의 함성이 광장을 넘어 하늘까지 울려 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민주주의 회복에 당명을 건 것은 서민과 민생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주의는 서민과 중산층, 약자를 보호하는 정치적 방패다. 민주주의가 이념을 넘어 전 세계적인 정치질서가 된 이유이자 정부의 존재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민생을 살린다는 새누리당의 실천 불가능한 주장은 사상누각"이라며 "민주당의 목표는 민주주의 회복으로 민생을 회복하는 것이다.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을 살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에 대해 "6개월 간 한 마디로 '만만만'만 남았다"며 "야당무시 오만, 국정원 개혁 외면 교만, 그리고 경제민주화와 복지 뒤엎는 국민기만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착각하면 안 된다. 지지하는 이유가 분명치 않고 견고하지 않다. 한 마디로 신기루 같고 환상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오히려 박근혜정부는 10명 중 8명이 (주장한) 대통령과 여야 정상 간 만남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를 직시해야 한다"며 "또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서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도 대통령의 지지도 못지않은 여론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서 문제를 풀자는데 재벌총수는 만나면서 야당 대표는 못 만나는 집권 세력을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은 광장과 국회에 올인해서 새누리당이 베짱이처럼 한가한 여름을 보낼 때 휴가도 못가고 결산국회와 국감을 준비했고 민생 경쟁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회 포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원내외 병행투쟁이 당론"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6개월에 대해 대북관계 및 외교, 특히 한?미정상회담과 한?중정상회담을 거론하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 시진핑 주석이 직접 공조 의지를 확인한 것은 아주 중요한 성과”라고 호평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새아침’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평가하며 한.러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박 대통령이)러시아로 가시는 것은 한?러 정상회담도 있지만 G20 가시는 것”이라며 “이번에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있어서 국제공조문제도 확실히 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 대변인은 박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의 높은 지지를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경제적으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안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은, 박대통령은 역시 약속을 지키고, 약속한대로,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나가는구나, 하는 것을 국민들이 평가해주신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해석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그동안 대북 정책에서 큰 성과를 냈고 외교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냈다. 여론조사에서 국민 지지율이 60~70%가 나오는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평하며, “다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아직 큰 성과를 가시적으로 내지 못하고 있고 일자리와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아직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어 국민들에게 보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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