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국회의원] 설국열차에 올라탄 국정원과 이석기
김영환 국회의원
김영환
| 2013-09-02 16:44:20
설국열차의 꼬리칸에는 이석기와 통진당이, 앞쪽칸에는 국정원이 타고 있다.
결국 ‘혁명의 지도자’라는 꼬리칸의 길리엄과, ‘체제의 수호자’인 앞쪽칸의 윌포드는 설국열차를 영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동업자임이 밝혀졌다. 이 희망도 없고 시대착오적인 정보정치와 종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국민은 이 설국열차에서 뛰어내려야 한다.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의 봄날은 갔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쏟아지는 파편을 맞았다. 그러나,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덮으려는 정략은 실패할 것이다.
이석기와 국정원은 적대적 상호의존 속에 공생하고 있다. 국정원의 반민주와 정치공작은 저들에게 ‘반역’의 구실을 주고, 이석기의 시대착오적인 종북은 이들을 국내정치 개입과 공안통치로 끌어들인다. 적대적 공생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국민에게 ‘단백질 블록’의 절망의 식량을 주는 역사적 퇴행이다. 설국열차 안에서 결투이다.
불행하게도 국회 제3당 진보정당은 형해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해방 이후 피와 눈물로 이룩한 진보의 귀중한 자산이 한순간에 송두리째 날아갔다. 진보가 진보를 해체하고 진보당의 국회의원이 진보정당을 허물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민주당의 연대와 통합의 파트너였던 통합진보당의 민낯을 보았다. 이들에게 통합을 구걸하고 연대에 목숨 걸던 우리의 얼굴이 화끈거린다.
나는 선거부정이 있을 때 “통합진보당은 정권 교체의 밥상을 발로 차고, 구정물을 끼얹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과 선을 그어야 한다고 수도 없이 말했다.
그때 절연했더라면, 아니 그 이후 대선 토론과정에서라도 대한민국을 ‘남쪽정부’라고 부르면서 핏발선 눈으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정희 후보와 선을 긋기만 했다면 우리는 정권교체에 성공했을 것이다.
개혁의 대상인 국정원이 고개를 치켜들고 역공에 열을 올린다. 내란음모라니? 3류 코미디다. 통합진보당의 시대착오적인 언동에 흔들릴 대한민국의 국민이 어디 있는가.
그들을 원내에 불러들인 민주당의 무능과 무원칙이 답답하고 부끄럽다. 오늘의 사태에는 제 발로 서지 못하고 연대와 단일화에만 목맨 민주당에도 책임이 있다. 제발 제 발로 서라!
이석기 의원은 그가 사퇴를 하든 국회에 있든 국민 마음속에 이미 국회의원이 아니다.
‘북쪽은 모두 애국이고, 이쪽은 모두가 반역이라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그 입으로 민주주의를 논하지도, 제발 혼자 애국자인양 하지도 말라.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이석기는 국정원 정치개입의 존재이유이고, 국정원 공작은 이석기의 존재의 조건이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공적으로, 우리는 이 둘을 함께 개혁해야 한다. 이석기로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덮으려는 정략은 이미 국민이 꿰뚫어 보고 있다.
국정원은 그동안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통령은 이 엄중한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이석기의원의 시대착오적인 언동을 척결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은 대통령과 국정원의 행동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국회는 사법부와 행정부가 법적 요건을 갖춰 요청하는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의원들은 소신과 양식에 따라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갖고 표결에 나서면 된다.
이석기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주체적으로 내려와야 한다. 그것이 국민과 동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설국열차는 지금도 달리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운명의 존재가 되어 끝없는 절망과 질곡 속으로. 이제 우리가 나서 이 설국 열차의 문을 부수고 눈 덮인 민주의 나라, 생명과 평화의 세상으로 탈출을 시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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