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총기발언, 농담을 발표자가 진담처럼 발표"

김현우

kplock@siminilbo.co.kr | 2013-09-04 11:14:27

[시민일보]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4일 “내란을 모의했다고 볼 상황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2 녹취록에 대해 "참가자들의 분반토론과 발표 부분은 실제 참가자 다수의 발언내용 및 인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국정원의 정치개입 프락치공작으로 너무나 과도하게 부풀려진 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직면하시게 됐다. 진보당의 힘만으로는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언론의 허위보도가 쏟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RO(지하혁명조직) 문제와 관련, "5월10일 모임 때는 열 명 이상이 갓난아이부터 예닐곱 살까지 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한다. 5월12일 모임에는 한 명이 갓난아이를 안고 있었다고 한다"며 "아이들 데리고 무시무시한 지하조직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130여명의 사람들이 'RO'라는 이른바 혁명조직에 가입했다는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국정원이 이 사람들이 'RO'라고 규정한 주장만 있을 뿐"이라며 "근거 없이 고문으로 자백을 조작해냈던 정보기관의 어두운 과거는 지금, 근거 없는 여론재판으로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것으로 되풀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란모의 혐의에 대해서도 "녹취된 분반토론은 7개 조 가운데 1개 조, 130여명 가운데 20여명 가량의 대화에 지나지 않는다"며 "녹취록만 가지고는 130명의 참가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부권역 분반토론과 관련, "녹취록에는 이 분반토론의 발표자가 '총은 부산에 가면 있다'고 발표하면서 총을 만들자고 말한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분반토론 때 이 말을 한 사람은 농담으로 한 말인데 발표자가 마치 진담인 것처럼 발표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분의 토론내용만 담긴 녹취록에 따라 한 두 명의 말을 근거로 내란모의니 내란선동이니 한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단 한 사람도 농담조차 하지 못하는 사회에 살게 될 것"이라며 한 두 사람의 말의 책임을 이석기 의원에게 지워 이들 모두에게 내란음모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은, 정치적 경쟁자를 말 한 마디로 역모로 몰아 삼대를 멸하는 TV 사극의 익숙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실행하지 않는 이상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근대 형법의 대원칙"이라며 "특별히 내란죄에 대해서는 음모도 처벌하지만, 내란음모죄가 되려면 그가 생각하고 타인과 합의한 것이 몇몇이 총을 사용하거나 시설을 파괴하는 것을 넘어 나라를 뒤엎을만한 쿠데타 수준에 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기자 kplock@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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