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朴 대통령 ‘3자 회담’ 수용하라
고하승
| 2013-09-12 17:07:37
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6일께 직접 국회를 방문해 여야 대표와 3자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경색정국의 난맥상이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본란(本欄) 칼럼을 통해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나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직접 만나서 대화로 정국경색의 실타래를 풀어준다면 좋겠으나, 아무래도 현재 상황을 볼 때 그런 기대는 하기 어려운 것 같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에 직접 나서줄 것을 주문했던 필자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순방의 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께서 직접 국회를 방문해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을 만나 상의하면서 국익에 반영되도록 하고자 만남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민주당이 지난 3일 영수회담 제안 후 사흘 만인 6일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한 5자회담을 역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자, 새누리당이 제안하고 민주당이 수용검토 의사를 밝힌 3자회담을 제안 한 것이다. 사실상 여야 제안을 박 대통령이 수용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제안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런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방문하고,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를 설명하는 국회보고회를 갖고 나서, 곧바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을 연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3자 회담을 수용한 것은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해 나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 민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양자회담이나 당초 박 대통령이 역제안 했던 5자회담 대신 여당 대표를 포함한 3자회담 형식으로 제안한 데 대해서 이 수석은 "3자에 대한 의견들이 있어 왔고 그 자체도 투명이라고 하는 원칙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국회 방문키로 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것은 국사이기 때문에 그것은 비밀리에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도 박 대통령은 국회를 자주 찾아가겠다고 말씀한 적이 있다. 당선인 시절에도 실제로 국회로 찾아가서 야당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국회를 존중하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외국을 순방하고 온 결과를 보고 드리고 외국방문 후 추진해야 할 일들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막힌 경색정국을 뚫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민주당은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고 말았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의 일방적 발표는 대화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생략한 것으로 제안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청와대의 제안에 대해 정확한 의도와 의제 등을 추가적으로 확인한 뒤에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정원 개혁을 통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방안이 회담의 주 의제가 되어야함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주 의제는 ‘민생현안’이 아니라 ‘국정원 개혁’이 돼야만 3자회담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제1야당이라는 정당의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의 반토막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게 현실이다.
실제 현재 판세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호남을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장을 새누리당이 싹쓸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9일 하루동안 전국 유권자 1200명을 상대로 무작위추출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 40.5%, 민주당 21.7%, 통합진보당 4.4%, 정의당 3.2%, 무당층 30.3%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지난 5월 말 같은 조사 이후 4개월만에 40%대 지지율을 회복한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한 것이다.
특히 현재 판세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호남을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장을 새누리당이 ‘싹슬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다.
장외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민주당에 민심이 등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대통령의 ‘3자회담’제안을 거부한다는 것은 다가온 기회를 스스로 뿌리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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