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문재인
고하승
| 2013-09-13 16:14:04
편집국장 고하승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 대권주자로 맞붙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민주당 의원.
둘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더니 급기야 67%로 취임 후 최고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2일 나흘간 전국 성인 121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도는 긍정평가가 67%로 전주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낮아진 19%에 불과했다. 어느 쪽도 아님 6%, 모름/응답거절 9% 등 답변을 유보한 응답자를 제외하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다.
<리얼미터>가 지난 2~6일까지 닷새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2.0%p) 결과, 박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5.6%포인트 급등한 67.0%를 기록했으며,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4.2%로 5.3%p 하락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문재인 의원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더니, 이제는 아예 그 존재감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리얼미터 조사 결과 야권 차기주자 지지도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0.5p올라 20.9%에 달했으나, 문재인 의원은 3.7%p 하락한 12.2%에 불과했다.
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처럼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는 데, 그의 맞상대였던 문 의원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일까? 박 대통령은 대선 승자(勝者)이고, 문 의원은 패자(敗者)이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맞붙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했음에도 차기주자 지지도는 연일 상승곡선을 그렸고, 그의 존재감도 날이 갈수록 더욱 커졌었다.
그런데 왜 문 의원은 그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필자는 ‘승복’과 ‘불복’의 차이를 결정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수만여명이 참여한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했다. 그런대도 승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고작 몇 천명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 뒤졌기 때문이다. 당시 각 언론은 그런 황당한 경선 결과를 박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그런데 문 의원은 어떤가.
야권의 강경파와 일부 시민단체들이 선거로 뽑힌 권력인 현직 대통령을 겨냥해 도를 넘는 비방을 하는 등 사실상의 대선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 가운데 문 의원이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실제 문 의원은 지난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국정원 사건은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을 위해 자행된 일이다. 박 대통령이 그 수혜자다”라며, 자신의 대선패배를 국정원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
이러한 발언은 지금까지 친노세력들이 대선불복의 행태를 보이면서 정국을 혼돈으로 몰고 왔던 이유일 것이다. 결국 문 의원 스스로 대선불복의 본색을 드러낸 셈이다.
심지어 문 의원은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에 대해 '특검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대선패배에 대해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국정원 탓을 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 의원의 태도에 대해 여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같은 당 김영환 의원은 "국정원 국정조사에 집중했어야 할 것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공개 문제로 가져가 본질을 흐리게 한 책임이 있는 인물이 특검론을 펴고 있다"면서 "문 의원은 말을 아끼라“고 쏘아 붙였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서는 문의원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패배를 깨긋이 ‘승복’한 박 대통령과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문 의원의 차이가 지금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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