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을 잃은 단체장들은 自省하라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13-09-16 17:05:39

편집국장 고하승


내년 6월 지방선거에 현역 시장. 도지사들이 재출마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현역 광역단체장이 재출마할 경우 10명 중 겨우 1명만 “지지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 12일 전국 성인남녀 1,28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73%p)를 실시한 결과, 현재 거주하는 지역의 시장 및 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 재출마 할 경우 지지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35.4%에 달했다. 반면 '지지하겠다'는 9.6%에 불과했다.


‘지지 않겠다’는 응답이 ‘지지’ 응답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더 지켜보고 판단'이라는 유보 응답은 49.8%였고, '잘 모름'은 5.2%였다.


현역 단체장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다.


단체장들로 하여금 더욱 절망스러운 사실은 이런 추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지’ 응답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7월 11일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지지 안함' 34.2%, '지지함' 10.9%였으며, '더 지켜보고 판단'응답은 49.6%였다.


‘지지 하겠다’는 응답이 1.2% 포인트 하락한 반면, ‘지지 않겠다’는 응답은 1.3%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경우 야당이 사실상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싹쓸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55.2%가 '여당의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은 야당 소속 단체장들에게는 매우 불안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야당의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응답은 20.8%에 그쳤고, '여야가 지금 수준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응답도 8.7%에 불과했다. '잘 모름'은 15.3%였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 응답자의 80.1%가 여당 선전을 예상한 반면 민주당 지지 응답자는 46.1%만이 야당이 선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에서 만일 정당만을 두고 선택할 때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55.8%가 '새누리당'이라고 응답한 반면 민주당이라는 응답은 24.1%로 매우 낮았다. 이어 2.6%가 '통합진보당', 2.0%가 정의당을 지목했다. '기타 정당'은 7.1%, '잘 모름'은 8.4%였다.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모노리서치의 이재환 선임연구원은 “응답자의 과반수가 여당의 선전과 지지의사를 밝힌 것은 기본적인 정당 지지 성향을 넘어 현 시점 판세의 큰 흐름이 야당 약세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야당 지지자들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선전에 많은 기대를 걸지 않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야당 지지들조차 야당 단체장들의 재선을 별로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현역 단체장들, 특히 야당 소속 단체장들은 이제 겸허하게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어떤 정치적 행보가 지역주민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했는지, 그리고 등 돌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어떻게 처신해야지 면밀하게 살피지 않으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더 지켜보고 판단’이라는 유보 응답이 49.8%로 절반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이들 유보 층을 적극적인 지지층으로 만들려면, 지금과 같은 잘못된 모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는 단체장들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


만일 과거 전임 단체장과 다른 어떤 정책과 행정이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샀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무능한 단체장 아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뼈를 깎는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주기 바란다. 그리고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유발시키기 보다는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주기 바란다. 경고하거니와 괜스레 중앙정치권의 이념논쟁에 휘말렸다가는 지역주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부디 다음 여론조사에서는 현역 단체장들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지지 않겠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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