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선진화법 개정 의견 엇갈려

황우여-남경필 “개정 반대”...최경환-윤상현 “위헌 검토”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09-25 16:59:43

[시민일보]국회선진화법의 개정여부를 둘러싸고 25일 새누리당 내부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선진화법 처리를 주도했던 황우여 대표와 남경필 의원은 선진화법 개정에 반대 입장인 반면,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위헌성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을 발족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착수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당으로서) 고통스럽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지만 국회선진화법은 선진국회 꿈과 여야의 원숙한 의회민주주의 성취 능력을 전제로 18대 국회에서 어렵게 탄생했다"며 "여야가 이 법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개정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국회선진화법 이후 국회에서는 몸싸움이 사라졌다"며 "나름 품위를 되찾아간다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새정치의 상징적 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합의를 이뤄내는 지혜와 열정없이는 의회주의를 꽃피울 수 없다"며 "인내와 상호존중의 마음으로 양당은 자중자애 하면서 성급한 속단이나 공격성 발언을 자제하는게 옳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역지사지해보면 야당도 집권 여당과 정부가 장벽으로 보이고 나름 무력감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일 수 있다"며 "바로 이런 상황에서 정치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기국회 시작 초반이고 실제 여야가 교섭 진행하다보면 지난 임시국회에서도 우리 원내지도부가 잘했듯이 좋은 생상 국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 모두 선진국 어느 나라 국회 못지않게 품위 있게 일하는 국회 만들어보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남경필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가 국회 정상화를 합의됐지만 국회선진화법이 발목을 잡아 국회 운영에 차질이 있으므로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 절대적인 요구에 의해 여야 대타협으로 만들어진 국회선진화법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는 "국회를 대화와 토론, 양보와 타협의 국회로 만들기 위해 여야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만든 게 국회선진화법"이라며 "16대 국회 이후 18대 국회까지 몸싸움 등의 폭력 사태가 31차례나 발생했지만 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폭력사태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국민이 원하는 폭력 없는 국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투쟁 방침을 언급하며 "헌법 제 49조 다수결의 원칙에 반하는 선진화법을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법 정상화 TF'를 마련 중에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앞서 전날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 비공개회의에서는 선진화법 악용 가능성을 집중 논의한 뒤 당내 율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안의 위헌 제청을 위한 법리 검토에 착수키로 결정했다.


실제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당장 선진화법 개정안을 발의하자”며 원내 지도부를 압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원내지도부는 이날 중 권성동·김진태·김재원 의원 등에게 위헌법률심판 제청 준비 작업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당이 국회 선진화법을 대여 협박도구로 삼아 상임위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식물국회법’ 전락 위기에 있는 선진화법을 이용하면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펴고 국민을 설득해 야당의 발목잡기를 반드시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선진화법의 본질이 드러나면서 후진화법이 되고 있다”며 “선진화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당 내부적으로 깊은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몽준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법은 헌법이 규정한 다수결의 운영 원칙을 침해하고 있어 위헌적 요소도 있다"며 "19대 국회의 운영 원칙을 18대 국회의원들이 정하겠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원내지도부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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