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건강100세 상담센터' 공공의료 서비스
모든 洞주민센터 '미니 보건소'는 주민들 건강 돕는 '주치의'
박기성
pks@siminilbo.co.kr | 2013-10-24 14:47:01
| ▲ 상담센터에서 운영 중인 운동교실에 주민들과 함께 참여하는 이해식 강동구청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약 5만여명 등록...區 인구의 19.2% 작년 센터이용자 건강수치 개선 뚜렷 일본ㆍ베트남 등 해외서 모델 벤치마킹 [시민일보]혼자 두 아이를 키우는 김 모씨(51)는 등본을 발급받으러 집 주변의 동 주민센터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약 10㎡(3평) 규모의 ‘건강100세 상담센터’를 알게 되었다.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대사증후군 검사를 받은 김씨는 혈압, 혈당,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등이 기준치를 넘은 상태였다. 혼자 생계를 꾸리며 두 아이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빵과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건강을 챙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건강100세 상담센터'에서 운영하는 영양교실과 운동교실에 참여해 3개월간 음식을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을 했다. 그 결과 혈압은 144/96mmHg에서 113/78mmHg로, 공복혈당은 111mg/dL에서 98mg/dL로 낮아졌다. 중성지방 수치는 392mg/dL에서 62mg/dL로 현격하게 좋아졌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는 이같이 구의 모든 주민들이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저렴한 공공 의료서비스를 이용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등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전동 주민센터에 미니보건소를 설립했다. ▲ 건강100세상담센터…모든 동에 ‘미니보건소’ 강동구는 2008년 천호1동 주민센터내에 ‘건강100세 상담센터’를 연 것을 시작으로 16개 동에 상담센터 설치를 마쳤다. 성내 1동에는 보건소, 강일동에는 보건분소가 있기 때문에 상담센터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강동구 주민들은 누구나 거주지 근처에서 공공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다. 이 센터에는 간호사들이 상주하며 방문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만성질환의 예방·관리와 건강 위험요인의 조기발견, 생활습관개선(운동·영양·금연 등)등 상담서비스를 거주지 근처에서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건강100세 상담센터'는 30세 이상 주민이면 강동구 주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건강측정, 건강상담, 건강교육을 받을 수 있다. 복부둘레, 혈압, 혈당, 중성지방, 고밀도콜레스테롤의 5가지 검사를 통해 대사증후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보건소와의 통합전산시스템 구축으로 어느 동 상담센터를 방문해도 보건소와 동일한 건강관리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사망인구의 25%가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발생과 진료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만성질환들은 대부분 적절한 생활습관 관리와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2008~2012년 실시된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강동구의 고혈압과 당뇨병의 평생의사진단 경험률, 약물치료율, 관리교육 이수율 등은 낮은 편이다. 또한 강동구에는 보건소 1곳과 보건분소 1곳이 있으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들이 이용하기엔 접근성이 낮아 공공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구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취약계층의 공공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동 주민센터·구 보건소와 연계한 '건강100세 상담센터'를 설치했다. 김옥화 보건의료과장은 “고혈압과 당뇨 등 대사증후군은 만성질환이 되기 전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집에서 가까운 동에서 수시로 건강을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어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2013년 8월 현재 상담센터에 등록한 주민은 4만9317명으로 강동구 30세 이상 인구의 19.2%에 해당한다. 연령별로는 60대(33%)의 등록률이 가장 높고 50대(30%), 70대(14%) 순이다. 구는 2013년 22%, 오는 2015년 33%, 2017년까지는 43%의 주민들을 등록하게 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1~9월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611명이 상담센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올해 센터 이용자 중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발견한 인원은 674명으로 2013년 등록인원(8341명) 중 7.3%에 해당한다. 검사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영양교실을 통한 식습관 개선과 운동교실을 통한 운동처방을 받아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지역의료기관인 강동성심병원과 연계해 운영하는 '건강100세 교실'은 8주 과정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한 전문의의 건강강좌·심폐소생술·운동방법 지도·식이요법 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2년 구가 센터 이용주민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4%가 센터 이용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민센터 방문주민의 30%는 '건강100세 상담센터'를 이용할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적인 관리 결과 2012년 센터 이용자 중 15.8%의 중성지방·혈압·혈당 등 건강수치가 개선됐고, 건강이 개선된 이용자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6개월 동안 관리를 받은 주민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 중 18.1%의 중성지방 수치가 개선됐고 혈압은 15.5%, 혈당은 15.3%,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13%, 복부둘레는 8.2%의 이용자가 보다 건강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09~2012년 1191명의 만성질환자를 조기에 발굴해 의료기관에 연계하기도 했다. 구는 이를 통해 합병증 진행을 완화시켜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의 건강관리 개선율이 2009년 10.7%에서 2012년 15.8%로 향상되는 등 건강수치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100세 상담센터'는 서울시 및 국가 건강증진 통합서비스의 근거모델이 되기도 했다. 구는 2012년 10월에는 특허청에 '건강100세 상담센터'에 대한 업무표장 등록도 마쳤다. 이 센터는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2012년 10월 서태평양건강도시연맹 AFHC(Alliance for health city)에서 건강에 좋은 시스템 부문 우수제안상, 세계보건기구(WHO) 건강도시 국제대회에서 신체활동증진부문 우수사례상, 보건복지부에서 선정한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 최우수기관이 되어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러한 평가 덕분에 지금까지 70여개의 국내 보건소는 물론 일본·중국·베트남 등 22개국 보건의료전문가들의 상담센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해식 구청장은 “건강100세상담센터는 주민 스스로가 자기건강관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사례로 주민의 건강관리의식 변화와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주민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주민참여도를 높이고 지역사회의 동참을 유도해 건강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기성 기자
|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