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자금 쌓고 이자놀이 더 소질 코바코, 환경 변하니 정부에 기대나"
새무리 홍문종 의원, 국감서 싸잡아 비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10-29 11:29:57
"방문진 자금 2년새 1.5배↑ ··· 고유사업 제대로 수행 안해
코바코, 정부 지원요청전 경영난해소 전략적 로드맵 필요"
[시민일보]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29일 국정 감사에서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문종 의원은 먼저 방문진 감사에서 “MBC 이익잉여금 등으로 조성되는 방송문화진흥자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정작 고유목적사업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홍문종 의원에 따르면, 방문진은 법정 목적사업으로(방송문화진흥회법 제5조) ‘방송문화 발전과 향상을 위한 연구 및 학술사업’과 ‘MBC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주요 업무로 두고 있다. 하지만 주요 사업중 MBC관리·감독은 이사회 회의 개최가 업무의 거의 대부분이었다. 실제 회의수당 30만원과 자료조사비 명목으로 MBC 이사회 구성원에 월 300만원씩 지급하는 등 2012년 집행실적이 4억 44988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은 “방문진이 방송문화 발전과 향상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지원 및 방송진흥사업 등 고유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문종 의원은 또 “방송문화진흥자금은 국민연금 같은 연금성 기금도 아니고, 방송문화 발전에 쓰라고 주는 돈인데 쌓기만 하면서 사업집행실적이 낮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지난 3년간 방문진이 방송문화진흥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이자수입에도 못 미치는데, 사업수행보다 이자놀이에 더 소질있는 것 같다”며 “김문환 이사장에게 올해의 저축상이라도 줘야하는지 고민”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홍문종 의원이 방문진에서 받은 최근 3년간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책지원 및 방송진흥사업에 2010년 16억 7846만원, 2011년 19억 9229만원, 2012년 15억 3979만원으로 총 52억 1055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집행 실적이 59.1%(예산 : 88억 900만원 / 집행 : 52억 1055만원)에 불과한 초라한 실적이다.
반면 방문진이 운영하는 방송문화진흥자금은 2010년 556억원, 2011년 686억원에서 지난해 833억원으로 2년 새 1.5배나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자금운영수입은 각각 27억원, 25억원, 5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은 “법정 목적사업의 부진으로 지적을 받는다는 것은 방문진의 존재 이유의 문제”라며, “기존의 단편적인 주먹구구식 사업에서 벗어나, 방송기술 발전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미디어·방송시장에서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지원사업을 지속할 것”을 주문했다.
홍문종 의원은 경쟁체제 도입이후 2년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는 코바코에 대해서도 “코바코만의 경쟁력 확보와 경영효율화를 위한 전략적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며 질타를 이어갔다.
홍문종 의원이 코바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3년 9월까지 코바코의 지상파 매출액은 1조 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662억원(↓6%)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전년도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하락했으며, 경영 효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직 및 인적자원관리’는 C등급, ‘재무예산관리’는 D등급에 그쳤다.
특히 주요 사업 중에서도 ‘광고산업 진흥사업의 효율적 추진 노력’이 C등급, ‘마케팅 인프라 구축 및 미디어조사의 효율화’가 C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진흥사업 예산 집행에서도 2011년도 187억 9000만원 중 실제 집행은 119억 700만원(집행율 63.7%)에 그쳤고, 2012년은 183억 39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90억 1700만원(집행율 49.2%)만을 집행했다. 2013년도의 경우는 전년도 예산보다 80억원이나 줄어든 106억 2800만원 책정됐다.
홍문종 의원은 "코바코가 독점을 통한 흑자시기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환경이 변하게 되니 정부에 기대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지원을 요청하기 전에 코바코 스스로 경영난 해소를 위한 자구 노력 계획과 전략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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