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 '연평도 포격 옹호발언' 일파만파
與 "갈등조장 국론분열··· 사죄하라" 분노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11-25 10:57:49
"민주당·정의당·安, 명확한 입장 표현·국론통일을
정치-종교 분리돼야한다는 말 귀 기울여야 할 때"
[시민일보] 새누리당이 25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일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서도 일부 사제단의 발언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종교에는 국경이 없지만 종교인에게는 엄연히 조국이 있다. 박창신 신부는 연평도 포격 3주년이 되는 하루 전날 연평도 포격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미사 강론을 했다"며 "대한민국 국토 수호의 국론에 정면 배치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강론은 우리의 귀를 의심케 하고 이 분의 사제복은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가족과 피해 가족, 국민들에게 커다란 분노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우여 대표는 "북한은 지난 19일과 20일 반제만족민주전선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을 통해 반정부 대남 지령을 내렸다"며 "북한의 대남 투쟁 지령이 하달된 이후 대선 불복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예의주시하면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대한민국 내정 간섭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과 소위 신야권연대를 결속한 만큼 이들의 활동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현하면서 국론을 통일시켜야 한다"며 "정치와 종교는 명백히 분리돼야 한다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북한의 무자비한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2명의 장병과 46명 천안함 용사들의 넋을 기억한다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북한 편드는 듯한 발언을 당장 취소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종북이 아니라 북한 지역 선교와 북한 땅에 정의 구현하는 것이 그들의 할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목숨 바친 장병들에 대한 애도 기간에 국민과 유가족 가슴에 또 한번 무자비한 폭격을 가하고 있다"며 "3년 전에는 연평도에 국한됐지만 이번에는 청와대까지 불바다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등 연평도 포격에 대한 비상식적 협박을 퍼붓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북한의 망언도 문제지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극히 일부 사제들의 그릇된 발언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넘어 분노하게 하고 있다"며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증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앞장서야 할 분들이 종북과 똑같이 갈등조장 국론분열에 앞장서는 데 대해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주교 전체의 의견일 리 만무하지만 정의구현사제단의 전체 입장과도 판이하다"면서 "북의 도발행위를 옹호할 뿐 아니라 정당한 절차로 국민이 뽑은 대통령도 부정하는 게 일부 사제단이 말하는 참된 정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연평도 도발 3주기 되는 시기에 한미 연합훈련 때문에 북한이 포를 쏠 수밖에 없다는 미사강론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대한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전사한 장병들 호국영령과 유족들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는 일"이라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정신적 안보에 중심이 돼야 할 종교계 일원임에도 앞장서서 정치적 종교 행사 열고 종북세력과 같은 맥락의 주장 하면서 국민들을 혼란의 도가니로 밀어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의구현사제단은 자신만의 아집에 빠져 절반 선택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국민들을 독선과 편견으로 모독하고 있는것이 아닌지 숙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기준 최고위원 역시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가 추모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영령과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긴 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아무리 헌법이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애도 분위기 속에서 그 같은 언행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지, 그게 참된 정의 구현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특히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와 관련, 여권이 색깔론을 내세우고 있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 "'북한이 쏴야하는 것을 쏜 것이 연평도 포격'이라는 발언이 종북이 아니면 무엇이 종북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전주교구 시국미사에 참석한) 박창신 신부의 망언도 기가 막히지만 일부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매체들의 보도와 박 신부의 후속 반응은 더 기가 막힌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이혜훈 최고위원은 "종북을 종북이라고 말하지도 말라는 그 분들이야 말로 어느나라 국민인지 되묻고 싶다"며 "박창신 신부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다면 용납될 수 있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하면서 "백미 중의 백미는 박창신 신부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 망언을 취소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주교구 사제들은 지난 22일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규탄하며 박 대통령의 사퇴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박창신 신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독도에서 훈련하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 쏴버려야지, 안 쏘면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그러면 NLL, 문제가 있는 땅에서 한미 군사 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느냐. 그것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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