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먹고 살 게 있나?
김용태 국회의원
김용태
| 2013-11-27 17:39:59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고 환율시장이 폭발하면서 세계는 그리고 대한민국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제3차 대전이나 소행성의 지구 충돌이 아니더라도 세계가 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또한 태평양 건너 일개 투자은행의 파산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모든 금융회사 및 일반 기업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 바로 금융의 특징임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금융위기의 여진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언제 완벽하게 불길이 잡힐지 알 수 없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신속하고 확실하게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평가는 자화자찬이 아니니 상당부분 진실일 것이다.
그러나 외부의 위기는 어느 정도 극복했는지 모르지만 내부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금융권은 이제 천길 낭떠러지에 발끝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18대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금융산업 전반을 소관하는 정무위원회 속해 있다.
올해 초 은행, 보험, 증권, 카드, 자산운용 등 각 금융권의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의 결론은 각 금융권 공히 ‘수익모델의 임계점 봉착’으로 인한 <구조적 위기>가 이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 중 보험업계의 내부적 위기도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험업계의 건전성은 본질적으로 자산운용수익율에게 결판나게 되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몰론 전세계적으로 현실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고착되면서 보험업계는 자산운용수익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감독 방향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쪽으로 잡히면서 업계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비가역적이라는 데 있다.
필자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십 수 년 전 판매된 확정 고금리 보장 저축성 보험이 업계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자본운용수익율로는 만기가 돌아오는 계약 모두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손해보험업계와 은행업계와의 이해가 상충되는 방카슈랑스 문제의 경우 당국은 물론 국회 입장에서 과연 솔로몬의 지혜를 짜낼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하여간 이제 금융권은 대한민국의 영토 안에서 고금리와 자본 수요초과 기조 아래 ‘땅짚고 헤엄쳐서 돈을 벌던’ 시대는 끝이 났다. 즉 기존의 ‘수익모델’을 어떻게 바꾸어나갈 지 혁명적인 발상과 도전이 필요할 때이다.
그 방향은 결국 2가지로 압축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대한민국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로 도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회사가 대한민국 금융산업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둘째, 기존의 수익모델이 아닌 창조적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구글은 기존의 검색서비스를 대체할 50년 먹거리 영역으로 건강토탈서비스를 준비 중이라 한다.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의 신체변화를 체크하고 대처하는 토탈 인프라/네트워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영역의 파괴요 융합과 통섭이다. 우리 금융계가 이러한 도전에 나서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손해보험업계가 참여하기를 원하는 ‘건강생활서비스업’에 대한 법률 제도 정비를 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해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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