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친박, 대권 재도전 문재인 협공

비노-친박, “文, 책임회피...남 탓만 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12-06 14:14:01

친노 “비노, 이상해...국민위한 선택인데”

[시민일보]대선패배 후 1년 만에 현실정치 복귀를 선언한 이후 자서전 출간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문재인 의원의 때 이른 대권행보로 정치권이 갈등에 휘말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진영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친노계와 새누리당 친박(친박혜)계의 공방전이 치열하다.

결과적으로 문 의원의 대권 재도전 발언이 민주당내 친노 진영에 맞서 비노 진영과 새누리당 친박계가 협공하는 모양새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문 의원이 최근 출입기자들과 가진 만찬에서 차기 대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밝힌 것을 계기로 민주당내 친노와 비노간의 갈등 표출이 격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비노측이 문 의원을 향해 대선패배의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반면, 친노 측은 문 의원이 새로운 정치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문 의원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윤호중 의원은 6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문 의원의 재선 재도전 시사에 대해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기"라며 "문 의원이 정치활동을 본격화해 나가면서 그 뜻을 알리려는 것으로 해석해주기 바란다"며 "'국민을 위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특히 윤 의원은 '대선 때 한 표라도 잘못간 표가 있는지 입증해보라'는 같은당 황주홍 의원 지적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생각을 해도 민주당 의원으로서 좀 이상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황 의원은 문의원을 겨냥 "문 의원은 박근혜 지지표 1577만표 중 단 1표라도 부정행위로 잘못 간 표가 있었다는 걸 입증해보라. 문 의원의 합리적 판단기준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검찰 역시 국정원의 간부들을 불법 대선 개입으로 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를 하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국회에서 국정원 댓글 개입 사건에 대해서 조사를 한 바도 있다. 그런 것들을 모르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비노 측 조경태 최고위원은 문 의원이 책임회피를 하고 있고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조급증에 사로잡혀 있다고 맹비난을 했다.

조 최고위원은 같은 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안 의원은 창당하겠다고 했지만 대권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반대로 문 의원은 대권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마도 조급증에서 나온 무리수일 것"이라며 "본인이 소속돼 있는 계파가 아니면 안된다는 패권의 또 다른 형태"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지지율 48%는 문 의원 개인의 표가 아니다. 문 의원을 개인적으로는 지지하지 않지만 민주당을 통해 정권을 교체하려고 하는 목소리들이 48%에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최근 한 방송에서도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의 북한 연평도 포격 발언에 대한 정부의 초강경 대응과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를 '반민주 폭거'라고 비판한 문의원 발언을 거론하면서 "진영 논리에 갇혀서 국민을 우습게 보는 발언이고 국가부정세력들을 두둔하는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의식구조가 7~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시대정신을 읽지 못해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계속 낮추고 빠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친노 그룹으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조 의원의 생각이 동의를 못 구하는 건 늘 언론에 대고 내부를 향해 총질하기 때문"이라며 "이기적인 자기 정치, 지역정치에 기댄 볼모정치 역겹다"고 원색 비난했다.

새누리당 친박계도 문재인 의원을 향해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최근 정치 행보에 대해 "민주당이 위기인데 자기 욕심만 챙긴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내에서도 NLL 대화록 등 민주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간 사람이 대선 4년 남았는데 대선 출마 운운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자서전 출간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자서전 내용을 보면 '종북 프레임 때문에 졌다' '종편 때문에 졌다' '안철수 때문에 졌다'고 돼 있다"며 "처음부터 대선 패배에 대한 자기 책임이 없고 오로지 남 때문에 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패배는 본인 스스로 대선 패배 인정했듯이 준비 부족, 실력 부족과 친노 세력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자기 반성과 성찰없이 내 탓 안하고 남 탓 하는 것은 대선 후보로서 뻔뻔스럽고 스스로에게도 민망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다시 후보가 되더라도 패배가 자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문재인 의원은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며 "대권을 두고 다툰 큰 정치인이라면 과거 망령, 불복 정치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지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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