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여론조사로 보는 ‘안철수 신당’

고하승

| 2013-12-13 16:06:00

편집국장 고하승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새정치 추진위원회가 전국순회 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17일 대전을 시작으로 19일 부산, 26일 광주 순으로 설명회를 갖는다는 것.

이로써 안철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 된 셈이다. 그러면 안철수 신당의 성공 가능은 얼마나 될까?
먼저 정치권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1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호남 쪽과 수도권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며 "안철수 신당 현상을 신기루나 물거품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 상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민주당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나름대로 국민 지지와 성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당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생각은 다르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최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여론조사상으로는 민주당에 앞서고 있지만 선거는 다르다”며 “안철수 신당은 선거에서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신당의 파괴력이 지지율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45.1%, 민주당은 11.6%, 안철수 신당 24.8%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보다 무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렇게 높은 지지율이라면 당연히 신당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게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백리서치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에 대해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한 응답자가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실제 한백리서치가 지난 10일 전국 유권자 10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범위:±3.03%p) 결과를 살펴보자.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 및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물은 결과 '성공 가능성 없다'는 부정적 평가가 54.4%에 달했다. 반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36.3%에 그쳤다.

단순히 지지율로만 보자면, 신당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제 1 야당보다도 무려 두배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는 정당이 실패한다는 것은 상식이나 논리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정작 신당 성공 가능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으니 어찌된 노릇인가. 혹시 여론조사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아니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은 안철수 의원이 특별히 무엇을 잘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기존정당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 때문에 안철수 신당이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지지는 당연히 결속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선거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지지자들 가운데 이탈자들이 속출하게 될 것이다.

안철수 정당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힌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본다고 응답한 데에는 이런 심리가 바탕에 깔려 있을 것이다.

즉 자신이 비록 지금은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지만, 선거 당일에는 다른 정당에 표를 찍을 지도 모른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유권자들의 변덕스러운 심리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거기에는 안철수 신당을 이끄는 사람들의 잘못이 너무나 크다.

내년 지방선거가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신당이 언제 창당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지방선거 이전에 창당될지 그 이후에 창당될지조차 불분명하다. 또 신당의 새정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지 명확하게 그려지지가 않는다.

결국 국민들이 신당에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심리에서 지지의사를 밝히고는 있지만, 신당이 그런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신당이 성공을 거두려면 이런 국민의 우려부터 불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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