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춘추전국시대' ··· 주도권 싸움 치열

문재인·손학규·안희정 등 민주당 잠룡들 차기 대권행보 본격화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12-18 15:31:44

[시민일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잰걸음이 자극이 됐을까?

차기 대권을 노리며 안 의원이 신당 창당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손학규, 안희정 등 차기 대권의지를 드러내는 야권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화 되고 있어 주목된다.

19대 대통령선거가 아직 4년이나 남아있는 상황을 들어 이들의 행보가 너무 조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문재인 의원이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내놓고 북콘서트를 통해 차기 대선에서 역할이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고문도 지난 16일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회에서 "스스로의 위치와 위상에 연연하지 않고 그동안 나를 성원해 준 국민에게 빚 갚는 자세로 나를 바치겠다고 다짐한다"며 역할이 주어지면 굳이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희정 지사도 지난 17일 충남도청에서 송년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노무현을 잇는 장자로서 집안(민주당)을 이어가겠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밖에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정세균 의원도 국회 내 국정원개혁특별위원장으로서 공개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17대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고문 역시 '10년 후 통일'이란 제목의 저서를 내는 등 통일분야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정세균 의원과 정동영 고문은 대권의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이들의 행보 역시 대권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민주당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이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 차기 대권 행보에 나서면서 이들도 여기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나름의 위기의식이 발동했다는 것이다.

안철수 측 관계자는 18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의 신당 창당 공식화로 야권 재편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야권 내 주자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행보가 불가피해졌다”며 “안 의원에게 주도권을 뺏길 경우 향후 정당간 통합 내지 연대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들로 하여금 앞 다퉈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세 불리기 차원”이라며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여놔야 향후 공천과정에서 당에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에서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얼마나 당선시키느냐에 따라 이들 유력인사들의 당내 입지가 달라진다”며 “선거를 반년 남긴 현 시점은 대선주자급 인사들로서는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때”라고 설명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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