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안, 국정원의 손발 묶고 울타리 안에 가두는 것”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 “실망적인 개혁의 출발이 될 것”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4-01-02 13:49:48
[시민일보]국정원 개혁과 관련된 7개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정원에 대한 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이번 개혁안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원 제1차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전옥현 한림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2일 오전 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1차적인 개혁 조치는 국정원의 손발을 묶어놓고 울타리 안에 가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이런 식으로 개혁된다면 실망적인 개혁의 출발이 될 것”이라면서 “이래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한반도 주변 상황이 녹록치 않고, 국내의 경우 종북 좌파들의 세력이 지하에 숨어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정보 활동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가둬놓은 국정원을 가지고 이 정도의 수요를 대처할 수 있을지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해외정보 수집능력이나 대북정보 활동은 강화했다는 민주당측 주장에 대해서는 “국정원은 대한민국의 정보기관이다. 군이나 경찰같은 부분적인 기관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유일한 국가정보 전체를 총괄하는 종합정보기관인데 이런 기관을 두고 정당, 국가기관, 언론사, 다른 민간인을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지 말라고 돼 있다”며 “이번 개혁안의 핵심일 거 같은데 이건 마치 국정원이 대한민국의 기관이 아니고 외국 정보기관 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데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중요한 국가정책이 결정되는 곳이 국가기관, 정당이고, 민심의 흐름을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곳이 언론인데, 바로 이런 곳이 북한, 또는 서울에 와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유수 정보기관들의 집중적인 타겟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은 가만히 두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다루는 국정원에 정보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공수사권과 국내 정보파트가 유지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집만 허물지 않은 것이지, 집이 집으로서의 기능을 하려면 가족간에 화목해야 하고 국가에 대한 정상적인 봉사, 공헌도 하도록 구성원들을 다스려야 하는데 야당이 개혁과정에서 철저하게 국내 정보파트를 없애고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데 치중하겠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진정으로 순기능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면 좋겠지만 현재의 내용으로 볼 때는 굉장히 어렵다”고 내다봤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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