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朴 대통령, 선친 한에 대한 집착 사로잡혀”

“레거시 지키는 것 중요하나 부군용성에 새로운 길 펴는 게 더 중요”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4-01-09 12:21:02

[시민일보]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9일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선친 박 전 대통령의 한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1960~1970년대에는 아무것도 없던 때이기 때문에 계획을 세워서 하면 모든 국민들이 협조해서 잘 됐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크고 복잡한 사회가 돼서 위에서 알아서 할 테니 따라오라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정부 1년을 되돌아보면 대통령을 옹호하는 일부 친박세력, 그리고 그들의 말을 듣고 움직이는 일부 관료와 전문가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은 깊은 장막 속에 잘 보이지 않고, 측근들이 전하는 말,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레거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군 용성에 새로운 길을 펴는 것”이라며 “사람을 쓸 때는 골고루 쓰고, 여러 아이디어는 하나로 녹여야 한다. 현재처럼 정치가 분파적으로 흐르고 대립만 일삼는다면 우리사회의 앞날이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이 대단히 무기력하다”며 “현 정권의 현실 인식과 접근방법에 커다란 문제가 있는데 지금 대한민국을 둘러싼 동북아 역사 정세는 커다란 변화를 이루고 있다. 미국 등 주변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심상치 않은데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생각해보면 한심하고 개탄치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정부의 동반성장 실천에 대해서는 “정부는 창조경제 슬로건만 외치고 동반성장 측면에서는 1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은 어느덧 세계시장의 리더가 돼 있는데 커져버린 자신들의 위치를 불안하게 받아들이며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이에 반해 중소기업들은 꽉 조여진 종속구조 속에서 생존만을 고민하고 있고, 대다수 중산층을 구성하는 자영업자들은 한계선상에서 허덕이는 한 해가 가는지 오는지조차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조경제는 장기적인 개념이고 동반성장은 단기와 장기 개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단기의 동반성장 문제를 해결하면서 장기적인 창조경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용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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