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앞바다에 원유 160㎘ 유출

'과속' 유조선 부두 접안때 송유관 잔교와 충돌로 기름 '콸콸'

강성우

ksw@siminilbo.co.kr | 2014-02-03 17:56:53

[시민일보] 전남 여수시 낙포각 원유2부두에서 발생한 해상 원유 유출 사고는 규정된 안전속도의 2배 가까운 속도로 접안을 시도하던 유조선이 원유부두시설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사고로 원유유출량가 당초 알려진 규모보다 20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 정도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고는 지난해 12월9일 영국에서 출항한 싱가포르 국적 16만t급 유조선 우이산호가 지난달 31일 여수 낙포각 원유2부두에 접안하던 중 발생했다.

사고선적은 이날 오전 9시35분께 송유관 잔교와 충돌하면서 육상에 있던 원유, 나프타, 원유보조관 등 송유관 3개를 파손시켜 원유를 바다로 대량 유출시켰다.

당시 유조선은 여수항 도선사지회 주도선사와 보조도선사 등 2명이 승선해 여수 낙포각 원유2부두로 접안을 시도했으며 충돌까지 1시간 17분동안 운항하면서 원유2부두까지 13㎞를 이동했다.

이 유조선은 이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도선사가 승선한 이후 3~4노트로 접안장소에 접근해야 하지만, 송유관 잔교와 충돌 당시 2배에 가까운 7노트 속력을 유지했다.

원유부두 충돌직전인 오전 9시27분 9노트 속력이었으며 9시30분 8노트, 9시32분 7.2노트로 속력을 전혀 줄이지 못하면서다.

결국 우이산호는 무리한 속도로 접안해 원유2부두에 충돌하면서 원유와 납사, 유성혼합물이 든 송유관 파이프 3개를 파손해 잔존유를 바다로 유출시킨 것.

더 심각한 문제는 우이산호 원유 이송관 충돌 사고로 인해 발생된 원유유출량이 당초 알려진 800리터(4드럼)보다 200배가 넘는 164㎘(820드럼)인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해경이 원유 이송관 3개 중 원유 70㎘, 나프나 69㎘, 유성혼합물 25㎘ 등이 해상으로 유출됐다고 설명했기 때문.

당시 원유2부두 관리사인 GS칼텍스측은 사고 직전인 지난달 31일 오전 800ℓ(4드럼)상당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지만, 당시 해상에 퍼진 기름의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수치라는 점에서 그동안 설득력이 떨어졌다.

한편 여수해경은 정확한 기름유출량 산정에 이어 선박 운항 부주의와 도선사의 실수여부에 대해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다.

따라서 사고 후 수사본부를 설치해 사고선박 관계자 및 도선사, GS칼텍스 관계자 등 관련자들을 불러 과실 여부 등을 캐고 있는 상태다.

여수=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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