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림 국회의원] 나는 여자니까
문정림
| 2014-02-04 18:14:19
여성들은 종종 ‘나는 여자니까’라는 생각을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구가 생략되어 있다. 하나는 ‘나는 여자니까, 이 정도는 양해해주겠지’이고, 다른 하나는 ‘나는 여자니까, 이것은 불가능해’이다. 다시 말하지만 태도는 많은 것을 결정한다. 그래서 이 두 가지 태도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여자니까, 이 정도는 양해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배려를 가장한 이기주의이다.
우리는 직장이나 각종 모임 등에서 여성임을 이유로 각종 특혜를 요구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출산과 양육 등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에서 비롯된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은 ‘다름’에 대한 존중이다. 그러나 여성이 바라는 그 모든 배려가 타당한 것인지 겸허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작년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57%의 남성이 여성이 더 이기적이고, 궂은일이나 손해 보는 일은 안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이 남성은 바랄 수 없는 배려를 원하고, 남성은 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느낄 때 진정한 소통과 이해는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남성 중심의 문화와 여성에 대한 편견은 공고해진다. 여성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에 책임감을 가지고 남성에 대등해 질 때, 남성도 여성을 존중하고 자신과 대등한 상대로 인정한다.
나는 여자니까, 이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포기와 다름없다.
1950년대 약 20여명에 불과했던 여성 의사면허 취득자 수는 2004년부터 10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작년 12월 임용된 신임법관 32명 중 28명이 여성이었고, 행정고시 일반직 합격자의 56%, 외무고시 합격자의 59.5%가 여성이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수석입학 및 수석졸업 매년 여생도가 휩쓸고 있으며, 여기자나 여교수, 대기업의 여성임원도 이제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론 남성들이 이 문제로부터 온전히 결백하다는 것은 아니다. ‘여자니까’라는 편견은 남성들 머릿속에도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남성들은 ‘금발여성은 똑똑하지 않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연방 상원의원과 국무부장관을 지냈으며 차기 미 대권 후보로 꼽히는 금발여성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그 주인공이다.
편견이라는 렌즈는 피사체를 왜곡한다. 남성들은 편견을 깨뜨려야 ‘그들이 사는 세상’의 ‘다르지만 같은’ 조화로움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여성의 잠재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국가의 미래와 경쟁력이 좌우되는 시대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이를 인식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확대하고 양성평등을 확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새정부는 공직, 교직, 공공기관 및 정부위원회의 여성참여 확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일자리 제공 및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정착 등을 국정과제로 정해 추진 중에 있으며, 새누리당은 여성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여성이 좀 더 즐겁고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진정한 양성평등과 여성의 행복을 달성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여성 각자의 태도이다. 설리반 선생님의 진심어린 조언과 도움도 헬렌켈러 개인의 용기와 노력이 없었다면 소용 없었을 것이다. 여자니까 양해해 달라는 배려와 여자니까 안 될 거라는 태도를 고쳐야 한다. 생각해 보면, 여자라서 유리한 분야와 기회도 보일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진취적 도전정신이 필요한 때다.
새누리당은 지금 여성 보좌진 교육이 한창이다. 새누리당은 성공을 꿈꾸며 도전하는 여성을 환영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새해에는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사회, 더 많은 여성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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