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야권연대’ 물 건너가나
윤여준 “민주당도 청산대상”...손학규 “미봉책, 국민 뜻 아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2-05 11:25:41
막판 화학적 결합 가능성 남겨...홍문종 “비겁한 꼼수정치”
[시민일보] 설 직후 민주당과 새정치 신당 측에서 동시에 흘러나왔던 6.4 지방선거 ‘야권연대론’이 급격히 잦아드는 모습이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5일 “단순한 미봉책(야권연대)으로 당장의 선거를 이기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특강 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 고문은 “민주당이 국민요구와 절실한 여망에 제대로 부응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철저히 혁신하고 개혁하는 일,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른바 안철수현상이라는 것이 정치권에 대한, 또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좌절의 반영이라고 한다면 안철수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우리 민주당은 정정당당하게 우리가 우리 자신을 혁신하고 바꿔서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그것으로서 승리한다는 당당한 자세,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이 야권연대 없이 독자적으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신당 측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는 더욱 단호해진 기류다.
특히 윤여준 새정추 의장은 민주당을 ‘청산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같이 보는 것이 낡은 정치를 대하는 국민 인식이고, 낡은 정치가 우리 청산 대상”며 “우리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라는 국민 명령에 따라 나온 세력이라 민주당과 성격이 다르다”고 야권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연대를 강조하는 것은 국민을 향해 징징 우는 격”이라고 질타했다.
금태섭 새정추 대변인도 “(지방선거에서) 어느 편이 유리하냐 불리하냐 그 문제만 가지고 연대문제가 나온다”면서 “그런 연대는 저희에게 주어진 임무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신당 측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여전히 야권의 막판 연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설 직후 야권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았던 새정추에 대해 “정치적 상황이 불리해지면 언제든 연대를 하겠다는 의도”라며 “비겁한 꼼수정치가 아닐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날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 “연대란 결코 없다고 이야기하던 안철수 신당이 갑자기 국민여론을 따르겠다고 한다”며 “기존 야권에 강한 비판을 하고, 존재감과 정체성을 부각하려고 하는 안철수 신당이 야권연대를 이야기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인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오면서 느닷없이 연대를 하겠다는 것도 과연 정당성을 가질지, 국민의 호응을 받을 지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반응은 여전히 야권연대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듯한 민주당과 새정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권단합하라는 것이 설 민심의 뜻”이라며 야권연대 당위성을 강조했고, 노웅래 사무총장도 “새 정치 경쟁이 새누리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경우가 된다면 마지막에 화학적 연대를 할 수 있다”고 힘을 보탰다.
특히 같은 당 김영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발새아침‘에 출연, “지금 야권연대라는 말 자체를 꺼내는 것이 굉장히 식상하고 시기적으로 적당하지 않다”면서도 “4,5월 달이 되면 야권연대라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조건이고 운명”이라고 야권연대 불가피론을 주장했다.
앞서 새정추 송호창 소통위원장도 "상황이 바뀌는 것과 아무 상관없이 그냥 나홀로 가는 길을 가겠다는 것은 사실 현실적인 감각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권연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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