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의원] 물은 웅덩이를 채워야 흘러간다
김영환 국회의원
김영환
| 2014-02-07 16:29:09
한일양국은 그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함으로써 서로의 성장과 발전에 큰 힘이 되었다. 그런데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지 일 년이 넘도록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 또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한일 양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지도자들이 다 알고 있다. 도대체 이 문제를 어찌 풀어야 하는가!
「맹자」에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흐르지 않는다(流水之爲物也 不盈果不行)’라는 말이 있다. 한일관계가 그렇다. 두 나라 사이에 상처를, 아픈 역사를 보듬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오늘의 아베정권과 그 각료들이 펼치는 발언과 행동은 상처를 헤집고 구덩이를 깊이 파는 일이다. 신사참배와 독도발언, 위안부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일본이 폐허 위에다 다시 성을 쌓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라고 하는 인식 위에 일본 열도는 침몰을 시작한다.
나는 아베정권을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만주(滿洲) 지배에 앞장섰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의 길, 조선침략을 주창했던 요시다 쇼인의 정한론(征韓論)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그 길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일본의 패망이다. 아베는 어떤 시기에나 나올 수가 있다. 그러나 그의 노선에 대한 일본 국민의 비판과 견제가 없다는 점 때문에 비관적이다. 국민들의 일시적인 지지율 반등과 인기조차 지나고 나면 긴 역사의 퇴영적인 포말(泡沫)이 되었다. 일본은 잦은 화산폭발과 쓰나미, 그리고 원전폭발로는 가라앉지 않는다.
이제 일본은 군국주의와 전쟁불사의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것을 제지할 일본 지성의 힘이 턱없이 부족하여 언제든 이웃나라의 평화를 깨뜨릴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일본의 인식이 얼마나 엷고 생각이 얼마나 이중적인가를 최근 아베정권의 행보는 여실히 보여준다. 한 번도 권력을 시민의 힘으로 굴복시켜 본 적이 없는 일본이다. 동북아에 전운이 감돈다.
나는 이제 일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만 측은한 마음으로 저들을 지켜 볼 뿐이다. 이런 비상한 정세 속에서 우리는 무조건 自强해야 한다. 임진란에서 한일합방, 아니 어느 시대 어떤 나라에서도 먼저 내부가 썩고 분열하고 나서야 외침이 시작되었다. 지금이라도 정쟁을 줄이고 내부를 통합해야 한다. 대통령이 나서 야 한다.
남북이 화해 협력해야 한다. 남북이 통일로 가는데 일본이 이런 망언과 우경화를 계속할 수가 있는가. 어림없는 일이다. 일본의 우경화와 자기반성 없는 정치는 한반도의 분단과 맞닿아 있다. 일본이 우리를 능멸하고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조국을 평화롭게 통일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평화의 신념과 선린의 자세가 있다. 이것이 없는 일본을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본은 세계평화와 인류의 양심에 반하는 길을 가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통일의 희망과 번영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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