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국민께 송구··· 불법 드러나면 엄중 문책"
아프리카예술단 노예노동 논란··· 박물관 "왜국 주장··· 최저 임금 절반 지급은 거짓"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2-11 11:11:23
[시민일보]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이주 노동자들 처우와 관련, '노예노동' 운운하는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물관 박상순 관장은 11일 해명자료를 통해 “민주노총 등은 이주 노동자들이 지난 2012년부터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월 60여만원의 임금만 받아왔다고 '노예노동' 운운하고 있지만 과장 왜곡된 주장"이라며 “현재 이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1인당 월 급여는 110만원이고, 시간외 공연에 대해서는 2만원의 수당이 별도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2년 12월 계약서(공연단 기준) 작성 당시 법정 최저임금 기준에 어긋나지 않도록 급여 계약을 체결했고 지금까지 성실히 그 계약을 이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관장은 민주노총 등이 과도한 노동량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이주 노동자들의 공연은 1일 3회로 제한돼 있다. 1회 공연시간은 40분에 불과하다. 그나마 우천 시에는 공연이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직장인들이 1일 8시간 근무하는 일반적인 상례에 비춰볼 때 이들의 노동량은 결코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민주노총 등이 이주 노동자들의 열악한 숙소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 “2010년 박물관을 전 소유주로부터 인수받았을 당시 부지 내 불법건축물로 3층 규모의 기숙사 건물, 공연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 불요불급한 용처를 가지고 있는 시설이었지만 불법시설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해당 지차제의 지시를 받아 2013년 대규모 철거 공사를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공연장과 기숙사건물이 철거됐고,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인근 마을에 숙소를 구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박물관이 위치한 인근 지역은 모두 소규모 마을로 한꺼번에 이들을 수용할만한 주거공간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면서 “가까스로 3개 가옥에 5개 방을 마련해 분산 거주하게 됐으나 양호한 2개 가옥에 비해 1개 가옥은 건축연도가 오래된 구옥이었다. 그것도 인근에 임대할 방이 없어서 가까스로 구한 것”이라고 불가피한 사정을 설명했다.
이주 노동자들의 여권을 박물관 사무실에 보관한데 대해서는 ‘잘못된 일’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다만 박 관장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월 급여를 지급하면 다음날 1명씩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4개월에 걸쳐 4명이 잠적, 불법체류자가 됐다”며 “이에 대한 고육책으로 여권을 일괄 보관하게 되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저간의 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잘못된 일이었던 만큼 바로 돌려주도록 조치하겠"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관장은 “이 문제로 인해 곤경에 처한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홍문종 의원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홍 의원은 이사장 직함을 지니고 있지만, 바쁜 의정활동으로 인해 박물관 운영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정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장인 저를 비롯한 직원들의 미숙한 일처리로 어려움을 겪게 되어 송구하다”며 “책임질 사항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다하겠다. 그러나 이번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아프리카 이주 노동자 착취 논란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역문화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아프리카 예술박물관을 인수해 지금까지 지원해 왔다"며 "이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모든 권한은 박물관장에 일임하고 지원이 필요한 방면만 지원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해 왔다는 논란에 대해 "고용 당시 박물관으로부터 분명히 공인노무사의 자문을 받았으며, 임금을 결정하고 지급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불법 여부에 대해 현재 로펌의 법률 검토를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혹여라도 불법이 드러날 경우 담당자를 엄중히 문책할 것이며, 피해를 받은 분이 있다면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보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조합 등 좌파성향의 단체들은 전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전통예술 공연단 및 조각가 노예노동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박물관의 노동 착취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 단체들은 박물관에 근무하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출신 조각가 등 12명이 2012년부터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 650달러(짐바브웨)와 600달러(부르키나파소)를 받는 등 최저임금의 절반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들 이주 노동자들은 지난 달 말 아프리카예술박물관과의 근로계약이 완료됨에 따라 이달말까지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신분이다. 그런 이들이 근무지를 이탈한 채 연락불통인 상태여서 민주노총 측이 불법체류를 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와 함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선거사령탑인 홍문종 의원을 흠집 내기 위해 모종의 세력이 개입해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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