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이근수씨 건강 악화로 상봉 포기
통일부, 상봉규모 더 줄수도
박기성
pks@siminilbo.co.kr | 2014-02-19 17:43:52
[시민일보] 이근수씨 건강악화로 상봉포기…상봉규모 더 줄 수도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우리측 상봉단 일원인 이근수씨(83)가 건강악화로 상봉을 포기했다. 상봉자 다수가 고령인 탓에 상봉규모가 더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1차 이산가족 상봉인원 변경 안내' 보도자료를 통해 함경남도 출신 이씨가 건강악화 탓에 상봉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씨와 함께 금강산으로 가려던 가족 1명도 방북을 포기했다.
2남2녀 중 장남인 이씨는 이번 상봉에서 북한에 거주하던 막내 여동생을 만나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북한에 살던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18세 고교생이었던 1948년 학교에서 민청(북조선민주청년동맹)에 의해 끌려가면서 가족과 헤어졌다. 이후 이씨는 인민군이 돼 전쟁에 참여했고 1953년 강원도 양양의 한 빈집에서 국군에게 발각돼 포로가 됐다.
이씨는 부산 서면 포로수용소를 거쳐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했으며 이승만 정권의 반공포로 특별사면 때 풀려났다. 이후 다시는 인민군 편에 서지 않겠다는 혈서를 3번 쓰고 국군에 입대했고 장교까지 승진, 제대했다.
이로써 우리측 상봉인원은 기존 83명에서 82명으로 줄었다. 동반상봉할 가족 인원도 59명에서 58명으로 줄었다. 등록은 이날 오후 3시5분께 완료됐다.
이씨 가족 외에도 이날 이산가족 등록과 방북교육을 앞두고 상봉 포기자가 속출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상봉인원 외 우리측 동반가족은 당초 예상됐던 60명에서 59명으로 줄었다. 2차 상봉 시 동반가족도 372명에서 351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은 "참석 못하는 사람들은 개인사정을 이유로 들었다. 개인적 이유로 추후에도 (동반가족 수에 변동이)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봉자 다수가 고령인 점이 상봉 포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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