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기초공천··· 야권 '오락가락; 행보

민주당, 공천 불가피론에서 무공천 쪽으로 급선회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2-28 17:05:24

새정연, 無공천 선언··· 광역·기초비례대표는 공천

[시민일보]민주당과 새정치연합 등 야권이 6.4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포기 문제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공천폐지를 당론으로 정했으나 현실론을 내세워 반대하는 광역단체장들의 목소리 등을 수용해 공천을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김한길 대표가 새정치연합이 공천포기를 선언한 이후 다시 무공천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기초의원에 대해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공천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민주당 지도부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여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한 가운데 28일 당 지도부의 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제기됐다.

김성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기초선거공천 문제를 적어도 이번 주말에는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당원투표로 기초공천 하지 말자고 결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이걸 매듭짓는 것도 당무위에서 해줘야 한다"며 "대표가 당무위를 이번 주말에 소집해서 이에 대한 당의 최종입장을 정리하는 게 대표의 부담도 덜고 선거에 나오는 분들도 최종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초공천 여부에 대해 "저도 공천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며칠 사이에 굉장히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선 때 약속했던 박 대통령이 사과 한 마디 없었던 것이 정말 우리를 분하게 만들고 선거 보이콧까지 해서라도 성토해야하는 게 아닌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무공천’ 쪽에 힘을 실었다.

박병석 의원도 "28일 임시국회가 끝나면 의원님들이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서 전국지구당위원장·당무위·의총 등 합동회의를 빠른 시일 내에 소집해서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고 가세했다.

이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안 내리고 질질 끄는 것보단 낫다"며 "오늘 국회가 늦게까지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본회의가) 끝나고 의총을 다시 한 번 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민주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유지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자 새누리당의 공세도 잇따르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국민 혼란을 일으키는 갈지(之)자 행보를 그만두고 기초공천 논의를 매듭지어야 한다"며 "애매모호하게 간 보는 안철수식 정치를 따라하지 말고 이제 확실한 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 것은 자신들의 진짜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이중플레이"라고 비판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김 대표와 안 의원의 회동은 시끌벅적 했지만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며 “국민들은 밀실에서 야권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안 의원은 연일 정치권과 대통령을 압박하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고, 민주당은 야권연대라는 실낱같은 기대로 눈치만 보는 것 같다”며 “기초공천 폐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혼란만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김한길 대표는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인 안철수 의원과 만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논의했으나 "폐지 관철을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는 선언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그쳤다.

실제 기초공천 폐지 여부와 관계없이 자체 '무공천'을 선언한 안 의원이 "민주당도 큰 뜻에 동참해달라"고 제안하자, 김 대표는 "참고하겠다"며 고민 중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기초의원에 대한 무공천을 했으면서도 최근 비례대표는 공천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중 플레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지난 26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의는 지역구에서의 ‘돈 공천’ 등 때문에 이뤄졌던 것”이라며 “기초의회 비례의원 공천은 사회적 약자, 전문성 있는 인사들의 지방의회 진출을 위한 것인 만큼 광역·기초 비례대표 의원은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새누리당을 향해 날을 세우며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단언했던 새정치연합이 슬그머니 비례대표 기초의원은 공천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취지가 더 황당하다"며 "새누리당이 이미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는 사회적 약자의 지방의회 진출을 위해 비례대표 공천을 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표리부동이 참 지나치다"며 "기초선거 무공천 전략이 새정치연합의 확고한 원칙이 아니라 인력풀 부재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정치쇼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유일호 의원도 이날 YTN에 출연, “원칙에 충실하려 한다면, 그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저희가 주장하는 여성이라든가 청년층을 등용하기 위한 공천이 필요하다는 것하고 뭐가 다른지, 저로서는 이해를 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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