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신당 동상이몽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3-05 17:09:18

민주당 "당대당 통합하고 이달 말 창당하자"
새정연 "민줒당 해산후 신당 창당 함께해야"

[시민일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새정연)이 신당추진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들어갔지만 ‘동상이몽' 으로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당대당 통합을 주장하는 민주당과는 달리 새정연은 민주당 해산 이후 통합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어 의견이 엇갈린다.

창당 시점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6.4 지방선거를 준비하려면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3월 말 창당’을 주장하는 반면, 새정연은 시간에 쫓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창당 로드맵을 둘러싼 양당 간 갈등이 심각하다.

민주당은 제3지대에 ‘가설정당’을 발족시킨 후, 다시 새정연과의 ‘당대당’ 통합을 통해 최종적으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해산한 후 신당에 합류하게 되면 국고보조금 등 민주당의 자산 승계가 어렵다.

하지만 새정연 측은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금태섭 대변인은 “민주당도 해산한 뒤 (새정연과 동시에)신당에 함께해야 한다”며 사실상 새정연이 민주당에 흡수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측 신당추진단 단장인 설훈 의원은 “민주당을 해산하면 국고보조금을 다 반납해야 하고, 당에 일부 남아 있는 사람들도 생길 수 있다”며 “정당이 해산을 하려면 전당대회를 열어야 하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민주당 해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새정연 윤여준 의장은 5일 “제3지대 창당이 올바른 방법인데, 벌써 민주당은 못하겠다고 나온다”며 “당 해산을 못하겠다는 것인데, 당대당 통합 모양새로 가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쪽은 합의한 대로 ‘제3지대 창당’에 완강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당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새정연 측 김효석 공동위원장도 “민주당이 진정으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언제든지 (신당 창당을) 깰 수 있다는 각오를 갖고 임할 것”이라고 완강한 모습을 보였다.

창당 시기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도 사사건건 충돌하는 등 예사롭지 않다.

민주당 측 설훈 의원은 추진단 첫 회의에서 “3월 말까지 창당 작업을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며 “제대로 된 내용은 신당을 만든 뒤에 하나하나 국민에게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신당 창당을 재촉했다.
반면 새정연측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안철수 현상’이 나타난 새 정치의 바람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이런 부분을 더 토론하고 정강·정책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통합 신당 선언에 따른 새정연의 내부 분열양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통합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윤여준 의장은 새정치의 의지를 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유보의사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새 정치를 한다는 데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며 "김한길 대표와의 신당 창당 합의를 뒤늦게 알려준 것에 대해 서운하기보다는 무슨 일을 이렇게 하나.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성급하게 결정한 만큼 (신당 창당 과정에) 상당한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며 "반드시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줄곧 정치혁신을 요구해 온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일찌감치 통합 신당 합류를 거부했으며, 홍근명-박호군 공동위원장 등도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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