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여수 기름유출 방제 현장 발암물질 벤젠 최대 50배 높게 검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 발표
민장홍 기자
mjh@siminilbo.co.kr | 2014-03-10 16:52:41
[시민일보] 전남 여수 GS칼텍스 기름 유출 사고 방제현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의 대기 중 농도가 일반 기준치의 최대 50배 가량 높게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방제작업에 투입됐던 주민들의 소변에서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인 '크실렌(Methyl Hippuric acid)'이 일반인에 비해 매우 높게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과 건강, 민주노총 등 20여개 시민사회·노동·환경단체가 참여한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는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제작업에 나섰던 주민건강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단체들이 지난 2월5일부터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방제작업에 투입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노출량을 평가하고, 주민 37명을 대상으로 유류 노출 사고 이후 어떤 건강상 증상들을 경험했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결과에 따르면 벤젠의 일반 대기중 기준 농도는 1.41ppb인데 반해 방제 현장에서는 21.4~52.2ppb가 검출됐다.
또한 방제작업 참여 주민의 35%가 피부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구역감과 두통 증상 호소율이 50%를 넘었다.
특히 방제작업에 나선 지역주민의 소변에서는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인 크실렌이 평균 56mg/g Creati. 검출됐다.
따라서 이들은 "방제작업에 참가한 어민과 봉사자의 절반 가량이 고농도 발암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측정 시점이 사고 발생 5일이 경과된 이후이기 때문에 벤젠의 농도가 현저히 낮아졌는데도 불구, 여전히 최고 50 ppb의 벤젠에 노출되고 있음이 확인돼 측정 당일까지 벤젠의 노출 위험이 남아 있었다고 해석했다.
이들은 "사고 후 5일이 경과된 시점에서의 유기화합물 노출은 예상되는 초기 농도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실렌의 뇨중 대사산물 농도는 일반인구나 기존 연구에서의 대조군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은 "벤젠 등 유기화합물은 사고 초기 8시간 이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고농도의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벤젠 노출 농도는 선진국에서 유사사고 발생시 주민 대피 기준으로 적용했던 농도 수준으로 주민들은 복구당사자가 아니라 피해당사자"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고주변 주민들의 대피권을 보장 ▲화학물질 사고 초기대응 매뉴얼을 마련 ▲주민의 화학물질에 대한 알권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민장홍 기자 mjh@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