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민주당에 굴복?
민주당 신당 정강 거센 반발에 재조율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3-19 14:15:5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결국 통합신당 새정치민주연합의 정강정책에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을 명기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 반발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전망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어젯밤에는 안철수 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정강정책 문제에 관해 의논했다”며 “6.15, 10.4 정신 계승에 이견이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강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데도 저와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철수 의원 측은 전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마련한 정강정책분과위원회 회의에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등을 존중·승계한다’는 내용을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
새정치연합 측 윤영관 공동분과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새정치연합 쪽에서의 문제의식은 과거의 소모적, 비생산적인 이념논쟁은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이다. 그래서 이념논쟁 식의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 소지가 있는 것은 가급적 집어넣지 않았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 대북햇볕정책의 결과물인 6.15 선언과 10.4 선언은 계속 존중돼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정권이 바뀌어도 전임 대통령의 남북합의정신을 승계해야 하거늘 하물며 같은 당에서 이래도 되는가”라며 “남북화해, 경제협력, 한반도 평화통일을 하자는 합의정신이 무엇이 문제인가, 그럼 개성공단도 폐쇄하자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기식 의원도 “‘6.15, 10.4 선언을 계승한다’는 것이 소모적인 이념논쟁의 대상인가. 그건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민생을 강조하기 위해 삭제한다는 말은 무슨 궤변이냐”며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긍정적인 역사로 평가하자면서, 남북화해와 교류협력, 한반도평화와 통일의 이정표가 된 역사적인 6.15, 10.4 선언을 계승하자는 것을 낡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새정치인가. 차별화의 강박관념이 번지수를 잘못 찾은 듯하다”고 쏘아붙였다.
김한길 대표도 "실무단위에서 불거진 내용은 미리 안철수 위원장과 협의한 결과가 아닌 것 같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재조율에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창당 작업중인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정강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며 "물리적 결합은 억지로 해도 화학적 결합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홍 사무총장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실패한 사람들의 만남"이라며 "안 의원은 새 정치, 김한길 대표는 친노세력에 부딪혀 당혁신에 실패한, 두 패잔병이 만든 신당"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그는 "선거를 위해 임시로 만든 집단"이라며 "난파선 두 척을 연결한다고 난파선이 전투함이 될 리 없다.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사무총장은 또 "문재인 의원과 이해찬 의원이 발기인 대회에 불참한 것은 분열의 전주곡 일 것"이라며 "낡은 술로는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정치공학적 선거연대가 없다고 호언장담한 안 의원이 합류한 것은 철저한 자기부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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