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정말 ‘표의 확장성’ 있나?

고하승

| 2014-03-19 16:17:41

편집국장 고하승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표의 확장성’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실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최근 "정몽준 의원이 가지고 있는 대세론에 맞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확장성을 부각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서치 김미현 소장은 “호남(전남 장성) 출신이라는 점도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경쟁력으로 꼽힌다”고 언급했다.

정말 이들 전문가들의 말처럼 김 전 총리에게는 표의 확장성이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19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는 확장성 면에서 당내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17일 만 19세 이상의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0% 포인트, 응답률 17.5%)를 실시한 결과, 새누리당의 후보들 가운데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그의 지지율은 이미 최고치에 도달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왜냐하면 정몽준 의원의 인지도가 무려 96.2%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서울시민 가운데 정 의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로 더 이상 지지율이 올라갈 여지가 없는 셈이다.

반면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인지도는 70.6%에 불과했다.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3명 정도는 아직도 김 전 총리가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 3명의 선택여하에 따라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이 올라갈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따라서 단순히 현재 지지율만 놓고 보면 인지도 높은 정 의원의 지지율이 김 전총리보다 높게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실제 새누리당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 대한 질문에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각각 44.6%와 30.9%로 나타났다. 그 격차가 13.7% 포인트로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두 후보의 인지도 격차에 비하면, 상당히 좁혀진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김 전 총리가 어떤 후보인지 아는 사람들은 그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 정몽준 김황식 이혜훈 후보들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를 조사 한 결과, 정 의원이 39.7%, 김 전 총리가 38.4%로 오차범위 내인 1.3%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는 김 전 총리가 인지도를 끌어올릴 경우 정 의원과의 지지율 차이를 줄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 전 총리에 대한 표의 확장성은 비호감도 조사에서도 입증된다.

실제 정 의원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30.7%에 달했다. 반면 김 전 총리에게 비호감이라는 응답자는 15.7%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김 전 총리에게 그만큼 ‘표의 확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따라서 이번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대세론을 앞세운 정 의원과 확장성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김 전 총리간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전이 펼쳐질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양측모두 상대방 흠집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라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필패전략’으로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지금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울시장 후보로 사실상 굳혀진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은 여전히 새누리당 ‘빅3’ 후보들보다 높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도가 서울에서 급락, 예전의 민주당 지지율 수준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도로 민주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박 시장의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44.1%, 통합신당 22.5%로 조사됐다. 통합신당은 새누리당 지지율의 반토막을 가까스로 넘겼을 뿐이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경선이 아름다운 정책경선이 아니라 ‘네거티브’로 흐를 경우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모쪼록 정몽준, 김황식, 이혜훈 후보의 멋진 경선을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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