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6.4지방선거 '박정희 마케팅'

정몽준, 신당동 가옥 방문… "시장 당선 땐 주변 정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4-03 16:25:26

새민련 김부겸, 대구에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 공약
'지지율 추락세' 김상곤, 反 박정희 전략 毒으로 작용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6·4지방선거 여야 출마자들이 ‘박정희 마케팅’으로 유권자 표심 공략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살던 서울 중구 신당동 가옥을 방문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데 주변에 주차장도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중구청과 협의해서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주변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도 박정희 전 대통령 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에서 갈등의 근본적인 축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분들하고,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른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갈등이 원초적"이라며 "이 두 세력간의 역사적 화해가 이루어져야 생산적 교류로 바뀔 수 있다는 게 나름대로 경험"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주의 김대중 컨벤션센터와 서로 교류하며 이해를 높인다면 정치인들이 만든 지역주의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지방선거 유력주자들이 이처럼 ‘박정희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것은 ‘김상곤 효과’라는 분석이다.

새정치연합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한때 야권의 영입 1순위였으나 막상 출마 선언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유력 후보인 남경필 의원과의 가상 대결은 물론, 새민련내 후보들 간 지지율에도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지난 달 26일 CBS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김 전 교육감은 새민련 후보 적합도에서 12.3%를 기록했다. 김진표 의원에 비해 6%p 넘게 뒤지는 수치다.

특히 남 의원을 상대로한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20%p 이상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마를 선언하기 전만 해도 야권 후보적합도 1위로 남 의원과 접전을 펼쳤던 김 전 교육감의 지지율이 이처럼 낮은 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반(反) 박정희 마케팅’ 전략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는 경기 지사 출마를 선언 직후 국립 현충원을 참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는 찾아갔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은 찾지 않았다.

당시 ‘경기도지사가 되면 박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참배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지사 경선 승리를 위해 ‘반 박정희 마케팅’ 전략을 썼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독(毒)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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