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개혁공천 당내 갈등 확산

시·도당의 공천작업 중앙당 주도에 불만 쏟아져··· 安측 대거 공천 의혹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4-15 14:41:5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개혁공천'을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갈등이 기초공천에 대한 의견수렴 중이던 의원 총회에서 마침내 폭발했다.

15일 전병헌 원내대표가 '국회의원이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박수로 보여주자'고 제안하자 의원들이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고 집단반발하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의 비공개 전환에 앞서 발언대에 올라 "어제(14일) 개혁공천을 위한 회의에서 기초선거 공천에 국회의원이 관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히자 최규성 의원이 "국회의원이 관여하지 말라는 게 무슨 소리냐"고 반발했다.

설훈 의원도 공개발언을 자청하고 "국회의원 손 떼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나. 지구당은 다 해산되고 새로 정리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서는 여기 있는 의원들을 신뢰하고 의원들이 개혁공천 할 것이란 걸 믿어주고 같이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한길 공동대표가 "원내대표의 말씀을 곡해하는 것 같다"며 "부당한 공천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상황 정리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실제 강기정 의원은 "우리가 범죄자인가. 우리가 언제 부당한 개입을 하나"라며 "대표들에게 다 위임한 건 우릴 존중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 붙였다.

이같은 갈등은 그동안 시도당에 위임돼 있던 기초단체장에 대한 공천 작업을 중앙당이 주도하는 데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민련 서울시당은 자체적으로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에 대해 20% 이상을 물갈이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앙당이 개입하면서 서울시당의 이 같은 방침이 무의미해졌다.

이에 대해 구 민주당 인사들은 중앙당이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친노 인사들을 쳐내고 안철수 대표 쪽 인사들을 대거 공천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이고 있다.

오영식 서울시당 공동위원장도 "중앙당이 기초단체장 자격심사에 개입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개혁공천을 내세워 자기 사람 심기를 하는 것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실제 현역 기초단체장에는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한길 대표와 가까운 천정배 전 의원이 기초단체장 자격심사위원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천 전 의원이 전날 발표한 기초단체장 배제 및 평가 기준에 따르면, 뇌물죄·정치자금법 위반 등 이른바 '5대 범죄' 경력자의 경우 형(刑)이 실효된 기간에 관계없이 공천 대상에서 일괄 배제하고, 공천 부적격 사유에 본인 뿐 아니라 친인척 비리까지 포함하는 등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이전 단계더라도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현역 단체장에 대해선 만족도와 경쟁력 조사를 실시해 점수를 매긴 뒤 이를 공천탈락 등의 기준으로 삼는 '학점제' 평가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민주적 절차나 새정치의 가치를 해치는 후보자',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행위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후보자'와 같은 자의적 기준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서울의 모 구청장은 "'새정치의 가치에 반하는 자'라는 말이 얼마나 주관적이냐"며 "새정치의 정의도 내리지 못하면서 평가를 한다고 하니 결국 줄 세우기 아닌가 싶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역대선거에서 공천을 잘한 정당은 승리했고 잘못한 정당은 패배했다"며 거듭 개혁공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중앙당 기초단체장 자격심사위원회 가동의 정당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좋은 후보를 많이 발굴해서 추천한다면 국민이 지지해 줄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고 미흡한 후보를 추천하면 외면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 정말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할 시점이다. 어제 우리당에서 기초단체장 자격심사위원회를 가동시키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좋은 후보 추천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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