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학생 치료거부등 'PTSD' 증세
일부 학생 극심한 불안과 수면장애로 '멍한 상태' 호소
뉴시스
| 2014-04-17 17:45:39
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된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치료를 거부하거나 경련,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등 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몰 여객선에서 구조된 학생의 아버지 김 모씨(54)는 17일 고대 안산병원을 찾아 "딸(17)이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김양은 16일 오전 9시5분께 침몰 직전 세월호 안에서 엄마에게 전화해 "배가 기울고 있어. 살려줘"라고 통화한 뒤 연락이 끊겼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출구와 가까운 쪽에 머물고 있던 김양은 배가 기울기 시작하자 친구들과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직후 친구들과 고대 안산병원에 도착한 김양은 병원에서도 치료를 거부하고 곧바로 귀가했다.
또 고대 안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한 학생의 친척 박 모씨(46)는 "조카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 수면제를 처방받고서야 겨우 잠들었다"며 "새벽엔 갑자기 경련증세를 보여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입원한 학생 일부는 식사를 하다 울먹이거나 실종된 친구들을 계속 찾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병원 의료진은 전했다.
앞서 구조된 학생들의 입원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고대 안산병원측은 1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구조된 학생들이 외상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불안과 수면장애, 인지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멍한 상태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원희 교수는 "어린 학생들이 갑자기 닥친 큰 사고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학생들이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세심한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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