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로 실종자 수색작업 난항

"유속 1시간에 8㎞로 굉장히 빨라"… 잠수부들 구조활동에 어려움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4-04-17 17:48:20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전남 진도 해상 부근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실종자 수색작업이 이틀째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탑승자 가족들은 290여명에 달하는 실종자들이 무사 귀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진도 해상의 갑작스런 기상악화와 빠른 유속 등으로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본부장은 17일 오전 7시30분경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현장상황은 홍수가 났을 때 냇물이 흘러가는 정도의 유속을 가지고 물이 흘러가고 있다"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구조작업의 방식에 대해 "해상에서 공기를 주입하는 표면공급식 방법으로 하고 있다"며 "에어콘프레셔 호스를 통해 고압공기를 선체에 불어넣고 또 통신을 하면서 다이버를 잠수시켜 수색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육상에서의 구조 활동과 달리 수중에서는 상당히 제약적인 것들이 많다보니 지금 구조요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하고 있다"며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유속과 시야인데 (잠수)요원들이 손으로 더듬어서 평상시 느꼈던, 훈련했던 육감을 가지고 위치를 파악한다거나 어떤 물체를 확인하는 정도의 수색"이라고 말했다.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 역시 이날 같은 방송과의 통화에서 "유속이 1시간에 8km라고 하니까 굉장히 빠른 편"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우선 해양경찰은 전원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전제하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우선 조류가 멈추는 시간, 하루 중에 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 시간에 어떻게 전문 잠수부들을 효율적으로 투입해 수중수색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선실에 물이 들어갔다고 하면 저체온증으로 인해 아마 여러 가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많다"며 "시간이 너무 많이 경과가 됐기 때문에 사실은 굉장히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청장은 "가장 근본적인 것은 선체를 인양 후 원인을 세부적으로 파악해야 알 수 있겠지만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도상으로는 암초가 없는 지역이라고 하지만 지정된 항로보다 연안 쪽으로 항해한 것으로 언론보도상 추정이 되기 때문에 혹시나 궤도에 나오지 않는 암초를 지나가다가 배 밑 뒤가 길게 파공되면서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배를 인양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난구조 인양전문가인 이종인 알파기술공사 대표 역시 침몰 원인과 관련, '암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배에 물이 들어온다는 건 무조건 밑에 암초하고 접촉이 있었던 것"이라며 "암초가 선체에 부딪힌 부분이 기관실 포함해서 선실 밑에서부터 범위가 좀 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부근 해역에 암초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침몰 지점에는 암초가 있을 수 없다. 수심이 35m 된다고 하는데 그 근처까지 가기 전에 인천에서 제주 항로를 쭉 따라 가다 보면 지금 침몰 지점 전에 한 10여km 정도 그 부근을 지나오는 암초지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긍수 목포해양대 교수는 "어떻게 암초 얘기가 나왔는지 조금 의문스럽다"며 암초에 의한 침몰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16일 오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통화에서 "암초가 그쪽 맹골수도라는 곳과 그쪽 외곽 지역에는 암초가 없다"며 "사고 원인은 외방경사라고 하는데 선체가 회전하면 방향의 반대쪽으로 선체가 경사가 발생한다. 그때 유속이 좀 강하다고 하면 거기에 가해져서 더 많은 경사를 일으키고 심지어는 배가 180˚를 휙 도는 경우도 있다. 그랬을 때 경사가 5˚에서 10˚ 정도 돌면 원심력에 의해 화물을 실었던 것이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당시 '쿵' 소리가 났다는 구조자들의 증언에 대해서는 "트레일러나 자동차 같은 걸 실으면 포박을 안하고 그대로 싣고 운반을 하는데 화물과 자동차들이 외방 쪽으로 밀렸을 가능성이 있고, 컨테이너 같은 것들이 선체 벽과 부딪쳐서 소리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그 배 끝까지 물이 잠기면 배가 점점 더 넘어가기 시작하다가 한 순간 갑자기 확 넘어가는데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에 나오는 화면을 지켜봤는데 선조가 모두 깨끗하다. 암초에 걸리면 어느 한쪽이 크랙이 생기든지, 스크래치가 생기든지 무슨 형상이 나타나는데 그런 자국이 전혀 없고 배 밑이 깨끗했다"며 "또 암초를 건드리면 배가 튀어나간다. 그래서 그 튀어나가는 충격을 승객들이 다 느끼게 되는데 그런 보고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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