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기적'은 없고 '분노'만 커지나
세월호 구조팀 집중 수색 사망자 108명 수습···국민 희망의 불씨는 여전
이대우, 박기성, 고수현
nice@siminilbo.co.kr | 2014-04-22 17:29:21
[시민일보=이대우, 박기성, 고수현 기자]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주일째를 맞고 있는 22일 조류가 가장 느려지고 해저무인탐색로봇 투입 등 탐색 및 구조 탐색 상황이 개선되면서 구조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날 사망자 시신이 100구를 넘으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갖고 있는 생존자 구조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무색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듯 사고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팽목항에는 구조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희망의 메시지가 게시돼 눈시울을 붉게 하고 있다.
◆구조팀 소조기 구조수색 총력
구조팀은 이날부터 사흘 동안 조류가 가장 느려지는 '소조기'인 만큼 24시간 동안 집중 수색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실종자가 집중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3, 4층에 구조 수색작업을 집중할 계획이다.
사고해역에 언딘社(사)의 1117t급의 리베로호와 바지선을 추가로 투입해 잠수부의 활동을 지원한다.
리베로호는 이날 오후 6시께 도착하면 잠수사 최대 30명이 동시에 투입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12시40분께 도착한 2200t급 바지선에서도 잠수요원 50명이 수중 구조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해저에 투입되는 잠수사수는 현재 16명 수준에서 비약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사고해역의 정조시간은 오전 8시10분, 오후 2시16분, 7시31분이고 파도 높이는 0.5m~1.5m다.
◆시신 19구 추가 수습 사망자 108명
이같은 민·관·군 합동구조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12시31분께 세월호 선내 격실에서 여성 시신 1구를 추가 수습하는 등 총 108명의 사망자 시신이 수습됐다. 추가 생존자 구조는 이날도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43분께 침몰한 세월호 선미 격실에서 학생으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 1구를 추가 수습하는 등 오전에만 18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망자들이 주로 발견된 장소는 3층의 라운지와 학생들이 머물던 4층 선미 객실이다.
구조팀은 전날 오후 3층과 4층 객실에서 외국인 사망자 3명을 포함해 23구의 시신을 추가 수습하는 등 전날 하루 동안 28구의 시신을 수습한 바 있다.
◆100번째 시신 수습소식에 '망연자실'
전남 진도 팽목항의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초조하게 오전 6시께 구조작업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생존자 구조 소식 대신 시신 수습 소식만 들리면서 실종자 가족들을 망연자실케 했다.
특히 사망자 현황판에 이날 오전 9시30분께 100번째 사망자가 기재되면서 가족들은 한 때 말문을 잃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늑장구조에 따른 정부를 향한 불신감을 여전히 드러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사망자 현황판에 '어제 저녁 11시30분부터 오늘 오전 5시50분까지 작업중단, 밤샘작업은 거짓말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었고 이에 해경 관계자가 문구를 황급히 지우자 경렬하게 항의했다.
결국 이 문구는 "해경도, 언론도 믿을 수 없다"라는 내용으로 인쇄돼 현황판 한켠에 붙었다.
◆팽목에 전해진 실낱같은 염원
세월호 침몰 사건 7일째인 22일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다.
자원봉사단 천막에는 지나가는 시민들이 작성한 글 300여개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 기적을 만들어 주세요", "살아 돌아오길 바랄게" 등 대부분 세월호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이다.
그중에서도 한 학생이 작성한 글은 보는 사람의 눈시울을 붉혔다.
A4 용지에 이 학생은 정성을 다한 글씨로 "언니, 오빠들 무사히 돌아오세요. 기다릴게요"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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