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벙언 一家' 전방위 계좌추적 돌입
검찰, 금감원·국세청등과 유관기관 협의체 구성… 수사에 박차
박기성
pks@siminilbo.co.kr | 2014-04-24 18:13:58
[시민일보=박기성 기자]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속도를 높이며 유 전 회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24일 유 전 회장 일가 자택, 청해진해운 본사 등 1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 작업과 함께 계좌추적에 돌입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내부 회계자료와 법인자금 지출내역 등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관계자들과 세월호 사건 관련 유관기관 협의체 구성 회의를 열고 효율적인 업무집행을 위한 공조강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금감원, 금융정보분석원 등으로부터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금융거래내역 자료 등을 넘겨받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검찰이 수사 착수 이틀 만인 지난 23일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과 주요 계열사 및 종교단체 사무실 등 10여곳 이상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유관기관들과의 공조에도 나서는 등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유 전 회장과 장남 유대균씨(44)를 소환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유럽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남 유혁기씨(43)에 대한 정확한 소재지 파악에도 나섰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가 청해진해운의 부실한 경영과 안일한 선박 관리로 이어지면서 세월호 사고를 일으킨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자산을 축적해가는 과정에서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회사 임직원 명의로 차명 보유한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탈세 및 국외 재산은닉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해외 페이퍼컴퍼니, 종교단체 등을 통해 복잡한 경로로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일가와 측근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계좌추적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재산 이외에 수백억원대의 은닉재산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의 김한식 사장(72)과 계열사·관계회사 대표 등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을 은닉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들이 아이원아이홀딩스의 계열사 대주주와 관계회사 임원 등을 맡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신도들의 헌금이나 교회 자금을 빼돌린 뒤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날 기독교복음침례회 경리 담당 직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교회 자금의 규모와 사용 내역 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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