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손석희 일병 구하기’?
방심위, JTBC 세월호 방송 심의요청에 제작진 의견진술 결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5-01 17:36:34
최민희 위원 "JTBC 제제땐 정치심의·표적심의··· 심의할 명분 없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심의 결정한 안건에 대해 미래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이 제동을 걸고 나선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달 18일 JTBC <뉴스9>는 논란이 되고 있는 ‘다이빙벨’과 관련한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와의 인터뷰를 방송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민원인은 이종인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다이빙벨 만이 생존자 구조책이라며 허위주장을 하는 내용’을 방송하는 등 ‘재난 상황에 일방적인 허위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하여 혼란을 초래했다'며 방송심의를 요청했고, 방심위는 지난 21일 JTBC <뉴스9>에 대해 제작진 의견진술을 청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지난 25일 방심위에 보낸 공문을 통해 “방심위가 만약 JTBC <뉴스9>를 제재한다면 우리는 이를 JTBC에 대한 정치심의이자, 표적심의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 방송에 대한 심의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일부 방송소위 위원께서 JTBC <뉴스9>에 대해 ‘검증이 안 된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해서 희생자 가족이나 많은 국민이 다이빙벨을 채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고 구조작업의 혼란만 부추겨 곤란하게 했다’며 민원인의 (허위)주장을 반복하며 일방적인 주장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의원은 권혁부 부위원장을 거론하며 “권 부위원장이 혼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지난 24일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에 대해서는 투입을 불허했던 해양경찰청이 모 대학의 또 다른 다이빙벨을 빌려와 구조현장에 투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직접 이종인 대표에게 투입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어, 4월25일 실제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이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며 “방심위가 더 이상 JTBC <뉴스9>를 심의할 명분이 없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방심위가 소위차원에서 JTBC에 대한 심의를 중단해주리라 믿는다. 부디 방심위가 우리 당부를 받아들여 3기 방심위 임기 종료를 앞두고 불필요한 정치심의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거듭 제재중단을 요구했다.
최 의원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1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입법 권력이 방심위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심의하고 있는 안건에 대해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건 명백한 '직권남용' ”이라고 비난했다.
또 “최 의원이야말로 독립적이어야 할 방심위를 정치적 표적으로 삼아 심의중단을 요구하는 압력행사를 멈추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특히 실명이 거론된 권혁부 부위원장은 “소위 위원장으로서 심의 총괄하는 입장에서 주관적 판단으로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천안함 사건 당시 다이빙벨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한 경험이 있다. 다이빙벨 투입은 긴급구조를 요하는 인명구조에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라며 “해당 방송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내용이 잘못됐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우리 방심위는 민원 처리 규정과 절차에 따라 심의해서 결론을 내고 알려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 입법 권력이 참견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실 관계자는 “권혁부 방송심의 소위원장이 민원인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 임의대로 상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직권남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소속 상임위 의원으로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종인 대표는 지난 18일 JTBC <뉴스9>에 출연, "'물 속 엘리베이터'로 불리는 다이빙벨은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정도 연속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수평 이동을 하면 어떤 조류의 영향을 거의 안 받는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하지만 다이빙벨은 지난 29일 오전 11시30분경 관매도 인근에서 수심 2m 지점까지 투입 연습을 마친 뒤 사고 해역으로 옮겨져 이튿날까지 수차례 투입이 시도됐으나 줄이 끊어지는 등 실패를 반복했고, 가까스로 1일 새벽에 최대 20여m 지점까지 투입돼 잠수부 2명이 작업을 했으나 불과 20여분만에 올라왔고 기대했던 실종자 발견에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다이빙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구조현장에 다녀온 실종자 가족은 “다이빙벨이 구조 작업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시간만 지연시키고 있다”며 “잠수요원 3명이 선체 진입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2명이 호스를 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할 수 있는 요원은 1명밖에 없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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