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덕수 前 STX그룹 회장 구속기소

2조5000억 분식회계·2843억 배임·557억 횡령 혐의

민장홍 기자

mjh@siminilbo.co.kr | 2014-05-08 17:25:12

[시민일보=민장홍 기자]3000억원대 횡령, 배임 및 2조원대 분식회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64)이 구속됐다.

강 전 회장과 경영진에게 범죄혐의가 적용된 액수는 횡령 557억원을 비롯해 배임 2843억원, 분식회계 2조5000억여원, 대출사기 9000억원, 사기적 부정거래 1조7500억원 등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5조4900억원대 횡령, 배임, 분식회계 등의 각종 비리 혐의로 강 전 회장을 이같이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또 변 모 전 STX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61), 이 모 전 STX 경영기획본부장(50), 김 모 전 STX조선해양 CFO(59), 홍 모 전 STX조선해양 부회장(62)을 구속 기소하고, 이희범 전 STX중공업·STX건설 회장(65)과 권 모 STX건설 경영관리본부장(56)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사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증권거래법 및 상법 위반 등 총 7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이 가운데 강 전 회장은 STX건설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자 STX중공업 등 11개 계열사에 지시해 2011년 2월~2012년 12월 STX건설의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한 긴급자금조달과 채무변제를 위해 1784억8000만원 상당의 STX건설 CP를 매입했지만 948억8000만원이 상환되지 않아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 사업과 관련해 시행사인 유넥스글로벌이 STX건설의 연대보증하에 군인공제회로부터 1000억원을 대출받았지만 상환능력이 없자, STX중공업 측에 869억원 상당의 연대보증채무 및 이자에 대한 추가 연대보증을 지시해 2013년 4~12월에 740억여원을 대신 갚게 한 혐의도 포함됐다.

강 전 회장은 ㈜STX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포스텍을 부당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는 포스텍이 영억이익 감소와 주식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2012년 하반기부터 채무상환능력을 상실한 상태였지만 강 전 회장은 2013년 2월 STX가 소유하고 있던 STX중공업 주식 240만주와 STX에너지 주식 24만5000주 등 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포스텍의 대출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면서다.

이어 2012년 10월~2013년 4월 STX가 보유중인 STX엔진 주식 60만주와 STX중공업 주식 300만주 등 125억원 상당을 포스텍의 대출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추가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강 전 회장은 자신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페이퍼컴퍼니를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법인자금을 횡령한 사실도 적발됐다.

강 전 회장은 페이퍼컴퍼니 '글로벌오션인베스트'를 내세워 ㈜STX 유상증자에 참여했지만 STX 주가 하락으로 인해 금융권으로부터 추가담보나 대출금 상환을 요구받자 포스텍 자금 240억5000만원으로 채무를 상환했다.

또 자신이 소유한 포스텍 주식을 일본계 금융회사인 '오릭스'에 매각한 뒤 다시 주식 250만주를 재매입하는 과정에서 포스텍에 매입자금을 떠넘기는 방법으로 302억원을 횡령했다.

강 전 회장은 이와 함께 조선·해운경기 불황 여파로 STX조선해양에 적자가 발생하자 선박제조공정 진행률을 조정해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고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해 2조3264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지시한 사실이 적발됐다.

그러나 검찰은 당초 의혹이 제기됐던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회사 차원의 정관계 접대리스트는 존재하지 않고 이희범 전 회장이나 다른 임직원이 정·관계 로비의혹에 연루된 정황이나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강 전 회장이 계열사에서 횡령한 돈으로 조성한 47억여원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수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정·관계 쪽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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