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고' 손학규 '뜨고'··· 새정치 당내구도 재편 조짐
安, '사람 심기 논란' 공천갈등 등 잇단 악재로 큰 상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5-15 16:15:51
당내 반발·공세 확산··· 6.4 선거 패배땐 정치생명 위기
孫, 경기지사 경선 김진표 후보 승리로 당내 주가 올라
7.30 재보선 출마 예고··· 김문수 상대로 한판 승부 별러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곳곳에서 불거진 공천갈등으로 인해 당내 민주계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반면 손학규 상임고문은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주가가 치솟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손학규 계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진표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 반면 안철수 계 지원을 받는 김상곤 전 교육감은 패배했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서는 ‘안철수는 지는 해, 손학규는 뜨는 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상처 입은 안철수= 안 대표의 '리더'자리가 위협을 받고 있다. 잇따른 ‘자책골’ 때문이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9월19일 혈혈단신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단숨에 유력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었고, 지난 3월26일에는 130석 거대한 통합 야당의 당 대표가 됐다.
하지만 승승장구 하던 그의 정치행보는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로 위기를 맞았고, 6·4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불거진 '안철수 사람 심기'로 당내에서는 마치 민주계의 ‘공공의 적’이라도 된 듯 비난을 받고 있다. 더구나 안철수 라인은 경선에서 추풍낙엽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동안 불었던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은 찻잔 속 태풍 신세로 전락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패할 경우 안 대표의 정치 생명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안 대표 측 인사로 전북도지사 경선에 나섰던 강봉균 후보가 13일 민주당 출신 송하진 후보에게 패배했고, 안 대표가 영입에 공을 들였던 김상곤 경기지사 후보까지 민주당 출신 김진표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후보를 제외하고는 광역단체 선거에서 안 대표 측 인사는 단 한 명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나마 윤 후보가 전략 공천된 광주시장 선거도 점차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광주시장 예비후보였던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를 향한 공세가 점차 심각해 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각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엉망입니다"라며 "국민과 당원이 원한다면 이제 안철수 규탄의 깃발을 들 때"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최근 의원총회에서는 이윤석 의원이 안 대표에게 "당을 떠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핵심 지지세력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광주·전남시민포럼이 15일 안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안철수 대표는 '새정치'라는 단어만을 반복할 뿐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고 소수의 측근 비선라인에 의존하는 불통정치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또 "호남에서 민주당의 정치독점 구조를 깨트려 지역정치를 혁신하고자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출범했지만 지방선거의 공천 파탄은 안철수식 정치와 동행할 최소한의 명분마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주목받는 손학규= 안 대표의 당내 입지가 갈수록 축소되는 반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손 고문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안철수 계 인사들이 경선에서 모두 패배한 반면 경기도지사 후보 선출에서 손학규 계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진표 의원이 승리했다.
실제 손 고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을 비롯해, 김종희 경기 용인병 지역위원장, 송두영 고양 덕양을 지역위원장, 김병욱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 등이 김 후보측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손 고문은 김진표 캠프에 합류, 사실상 캠프의 전략을 ‘총지휘’하는 좌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후보가 승리할 경우 손 고문의 당내 입지도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손 고문이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김문수 현 경기지사와 한판 승부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점도 그의 주가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손학규 고문측 관계자는 최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고문이 야권 재구성에 도움이 된다면 7월 재보선 출마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김문수 지사를 상대로 한 맞불작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고문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김 지사가 출마하는 지역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손 고문이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구호로 내세웠던 ‘저녁이 있는 삶’이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는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나 정부가 개인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자각시켰고 스스로 자신을 돌봐야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만들었다”며 ”손 고문의 슬로건은 당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에겐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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