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대책위 "대통령도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담화문에 "실종자 언급 없었다"비판

서예진

syj08@siminilbo.co.kr | 2014-05-20 18:05:40

참사 원인은 '생명 경시 풍조' 자화상

[시민일보=서예진 기자]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들은 20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선착장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박근혜대통령)담화문에 대한민국 국민인 실종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조차도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은 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잊어버린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라며 "생명의 소중함에 앞서 자본의 이윤을 추구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것이 규제완화로 이어져 세월호 침몰을 낳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담화문 역시 많은 것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17명의 실종자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단 한 마디도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책위는 "우리는 하나의 생명을, 실종자를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을 원한다"며 "대통령도 실종됐으나 잊혀져가고 있는 쓰러져가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대통령이 흘린 눈물의 힘은 크고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 담화를 보도하는 언론들이 잊어버린 것은 세월호에서 아직도 절규하며 신음하고 있는 아이들의 눈물이다. 국민 여러분 일반인, 승무원, 실종된 모두를 위해 함께 눈물을 흘려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특히 대책위는 "우리의 염원이 우리만의 마음이 아니라 대통령의 마음, 모든 국민의 마음이었으면 좋겠다"며 "정부에서 책임지고 마지막 한 명까지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구조에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대통령은 특별법 제정을 언급하며 여야가 함께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목소리로부터 출발하는 진상규명, 이 것이 정부가 가져야 할 진상조사의 대원칙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대책위는 "해경을 해체하고 모든 것을 바꾸어서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책임졌던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며 "그 책임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힘을 실어주고 권한을 부여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팽목항에서 돌아오지 않는 외침이 국민 모두의 목소리로 울려퍼져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세월호 속에서 사라져 간 단원고 학생, 선생님, 일반인, 승무원의 고귀한 생명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 발표에 이어 바다를 바라보고 실종자 17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집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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