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朴 대격돌··· 수성이냐 탈환이냐
정몽준 "네거티브 안한다면서 할건 다 해···자신을 돌아보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5-22 14:45:08
박원순 "鄭 발언, 나를 공격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자제하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22일 서로에 대한 의혹제기로 공방전을 이어갔다.
정 후보는 이날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박 후보에 대해 “그 분은 시민사회운동을 오래 하셨고, 우리나라에 기부문화를 많이 확산시켰다”고 하면서도 “참여연대도 하시고, 아름다운 가게도 하셨다. 이런 것을 동시에 하시면서 한쪽으로는 기업을 협박하시고, 한쪽으로는 협찬을 받기도 하셨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우리나라에서 대표적 ‘먹튀’라고 불리는 론스타에서도 7억을 받았다”며 “어떻게 이렇게 협찬을 잘 받느냐고 했더니 안 도와주면 ‘너는 나쁜 놈’이라고 말하면 잘 준단다. 그런 건 좀 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가 발끈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선거에서 상대 후보의 여러 약점을 공격하는 것은 좋지만 진실에 기초해야 하고, 인신공격형으로 해선 안 된다”며 "저는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하지만, 정몽준 후보의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공격은 안 하고 있다.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론스타, 뭘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던 것 말씀하시는 거냐. 한국에 들어와 있는 많은 기업들, 특히 다국적기업들도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 그때 제가 상임이사로 있었을 땐지 이후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런 기부행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네거티브 선거전을 두고도 두 후보는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정 후보는 “남한테 그런 말씀 하시지 마시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항상 네거티브 안 한다고 하면서 하는 게 정치인들”이라면서 “3년 전 나경원 후보와 하실 때 박원순 후보 대변인 우상호 의원께서 ‘나경원 의원이 1억원 피부과를 다닌다, 연회비나 부동산 투기로 13억 벌었다’며 하여간 이런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얘기한 것 아니겠느냐. 네거티브 안 한다고 하면서 할 건 다 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는)사실 대부분의 내용이 저를 공격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 서울시민들이 바라는 것이 품격 있는 정치, 미래로 열려 있는 행정, 이런 것 아니냐”며 “짜증날 수 있는 비난이라고 할까, 이런 것들은 자제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안전공약’ 문제를 놓고도 격돌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 후보는 서울시 안전예산이 오세훈 전 시장 때에 비해 1000억 가량 줄었다고 지적한 반면 박 후보는 되레 6.9%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박원순 시장 때 1000억 줄었다는 것은 지하철 안전예산만 해도 1000억이 줄었다는 얘기였다. 전체로 보면 더 많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수 분들이 분석해줬는데, 박 시장은 반대되는 말씀을 하시니까 서로 한 번 만나서 확인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가 ‘토건사업은 안 하지만 사회간접자본(SOC)은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 후보는 “사회간접자본은 도로, 철도, 가스 이런 거다. 이것은 전부 건설이고 토건”이라며 “본인 말씀 자체가 정리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우선 공약하기 전에 말씀부터 정리를 하셨으면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토건이라는 단어는 항상 박원순 후보가 하는 얘기인데, 그건 50년대 썼던 것이고 요즘엔 토건이라는 단어를 안 쓴다. 그런데 왜 박 후보는 이런 안 쓰는 단어를 쓸까. 건설을 전반적으로 폄하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개념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는데, 토건이든 SOC든 필요한 건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영동권역개발, 이런 건 해야하는 것”이라면서도 “치적쌓기용이라든지, 낭비성 전시토건사업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 것들 때문에 서울시 재정적자가 20조 정도 되지 않았느냐. 그것을 줄이기 위해 무진 애를 써서 지금 줄였는데, 지금 또 어질러놓으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마을공동체와 협동조합 등을 놓고도 두 후보는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정 후보는 “서울시가 자체 평가한 서울시 업무추진 성과에 대한 평가보고서가 있다. 그것을 보면 서울시민들이 관심 있는 것은 일자리, 병원 이런 것들이고, 관심 없는 것은 박 시장이 열심히 하는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주민참여 예산제, 이런 것들”이라며 “요즘 서울에 있는 수십 개 학교가 붕괴위기에 처해 있는데 그 교실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한다. 이건 몇 백억 예산이면 즉시 조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건 안 하시면서 마을공동체에 수천 억원을 썼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방금 학교 붕괴위험을 말씀하셨는데, 그건 교육청과 교육부 관할이다. 지방자치와 교육 자치가 엄격히 분리돼 있다. 서울시가 물론 청소년 사업도 있고, 학교를 지원하는 조례사항도 있으나 법적 의무는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학교 시설을 유지하고 관리할 책임은 교육부와 교육청에 있다”고 반박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