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굳이기? 뒤집기? 여야 누가 웃을까
여야, 사전투표 결과 '엄살' 속 이해득실 계산 분주··· 예츠불허 지방선거 '숨은 표'가 최대 변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6-02 15:45:53
[시민일보=이영란 기자]2일 현재 6.4 지방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서 여당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강원과 부산에서도 각각 야당후보와 무소속 후보에 맞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등 경남북과 대구를 제외하고는 여당의 고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여권 지도부는 생각보다 느긋한 표정이다.
오히려 야권 측에서 초조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높은 사전투표율과 숨은 표심을 놓고 상대 당이 유리할 것이라며 ‘엄살’을 부리는 모습이다.
◇높은 사전 투표율 어느 쪽 유리?=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실시된 6·4 지방선거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놓고 여야 정치권이 이해관계를 저울질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예측하는 이번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60%대로 2010년 6.2 지방선거의 투표율 54.5%보다 5%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런 가운데 지난 30일, 31일 양일간 실시된 사전투표에 야권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0대 이상은 선거 당일 투표할 사람이, 20~30대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이들이 투표에 나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그런데도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선거대책위 공보단장은 “50대 이상 보수표가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이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30대의 투표율이 9.4%로 가장 낮아 야권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대 투표율이 16.0%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호남 지역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도 “20대 투표자 116만명 가운데 부재자 투표를 한 군 복무자 35만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30대 투표율 정도에 불과한 수치가 될 것이고, 호남 지역 투표율이 높은 것은 우리 당에 특별히 유리한 것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야당이 이런 분석을 내놓은 이유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로 예측됐던 40대 여성의 ‘앵그리 맘’ 현상이 이번 사전투표에선 두드러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여성의 연령별 사전투표율은 20대 10.53%, 30대 8.73%, 40대 8.55%, 50대 9.28%, 60대 9.14%다. 20대 여성의 투표율이 높고 40대 여성의 투표율은 여성 평균 이하였다.
반면 새누리당 현기환 선거기획단장은 “사전투표자에서 50대 이상보다 40대 이하의 비중이 크다”며 “아무래도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 반대의 의견을 개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투표 결과 연령대별 투표율은 20대(19세 포함)가 15.97%로 가장 높았다”며 “정치에 무관심하다 여겨진 20대 이하의 젊은 층이 가장 많이 투표함으로써 세월호 참사로 인한 분노가 표심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숨은 표심 어디로?= 그 어느 때보다 부동층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선거의 당락을 결정지을 변수로 '숨은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번 6.4지방선거에서는 여권 성향의 ‘숨은 표’가 주요 변수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대답한 무응답층이 지역별로 많게는 30%를 넘기도 했다”며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면서 여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탈, 무응답층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들이 지금은 드러내놓고 ‘여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를 꺼려하지만, 본래 여권 성향인 이들이 막상 투표장에선 여당 후보자를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여권 핵심 당직자는 “정부와 여당에 실망해 무응답층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은 실제로도 투표를 안 할 것 같다”며 “투표장에서 여당 후보를 찍는 숨은 표도 일부 있겠지만 실제 득표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의미에서 숨은 표가 여권 성향이라는 것은 야당이 만든 프레임 같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그는 또 “총·대선 등 다른 전국 단위 선거에 비해 지방선거 투표율이 통상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들을 투표기권층으로 봐야 한다”며 “게다가 이번 선거일은 ‘황금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점도 무응답층이 투표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숨은 표심이 여권표심이라는 것은 보수층의 긴장감을 떨어뜨려 결집을 막고, 역으로 위기감을 느낀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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