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박원순, 막판까지 날선 신경전

鄭, “농약급식 묵인...안보관도 문제” 비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6-03 11:17:53

朴, “농약근거 없고...철지난 색깔론” 반박

[시민일보=이영란 기자]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맞붙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막판까지 공방을 벌였다.

중앙일보와 JTBC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2일 저녁 마지막 TV토론회에 이어 3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도 두 후보는 농약급식, 서울시정, 안보관 문제 등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폈다.

정 후보는 농약급식 논란에 이어 박 후보의 안보관과 아름다운 재단의 기업기부 문제에 대한 공세로 막판 뒤집기에 나섰고, 박 후보는 의혹 해명에 적극 나서거나 혹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며 논란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농약급식 논란= 박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친환경 식자재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됐다는 이른바 '농약 급식' 의혹을 놓고도 두 후보는 물러서지 않은 설전을 펼쳤다.

정 후보는 농약 급식 논란과 관련, "친환경 무상급식 문제에 관한 그분의 주장은 전부 억지, 궤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감사원 보고서는 친환경 급식에 농약이 포함돼 있다고 적시돼 있다. 영구 납품 금지 조치를 해야 하는데 박 후보는 상당 기간을 눈감고 묵인했다"며 "가까운 측근들이 나눠먹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 박 후보와 가까운 사람이 친환경 급식 책임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금 8개 시민단체가 고발을 했으니까 법정에서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궁금한 시민들은 서울시 홈페이지 친환경 무상급식 숙의 회의를 검색하면 관련 자료가 다 나온다. 직접 확인하는 게 번거롭지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는 "감사원이 서울시에 통보한 '서울시 감사 결과 처분 요구 및 통보'를 보면 어디에도 잔류 농약이 있는 식자재가 공급되거나 처분이 필요하고, 징계하라는 말이 안 들어 있다"며 "농약을 함유된 것을 공급해서 징계 받은 것이 아니라 관련기관이 정보를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정 후보가) 농약잔류가 있는 농산물이 대량공급 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치적으로 아이들 먹거리를 가지고 이용해선 안 된다"며 "감사원의 공식 통보에 따르면 전혀 그런 내용이 없는데 단정하고 왜곡해서 학부모들 불안을 야기하는 것이 과연 정치인지 저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정 논란= 이번에는 박 후보가 먼저 공세를 폈다.

박 후보는 "시중에는 '박원순은 서울을 이야기하는데 정몽준은 박원순만 이야기한다'는 이야기가 떠돈다"며 "박원순은 새로운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정몽준은 낡은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정 후보는 "왜 제가 박원순만 말하냐고 하는데 너무 당연하다. 박 후보는 3년간 서울시장을 했고 너무 왼편으로 끌고 갔는데 지금은 박 시장의 3년 시정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라며 "박 후보 개인이라 언급한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이라 언급했다"고 받아쳤다.

특히 정 후보는 "서울의 유휴부지 30곳 가운데 서울시는 겨우 3개만 허가했다. 왜 이렇게 인색하냐고 했더니 주변 땅값이 올라서 특혜라고 했다.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있을 때 서울시의 조례에 맞춰서 해준 것까지 안 해준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당연히 저의 여러 시정에 대해 비판하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며 "유휴부지 30곳 중에 3개만 허가하고 놀리고 있는 게 아니다. (정 후보가) 시장이 되면 15개를 허가해주겠다는 것은 시장으로 신중성 등에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시절 재개발·재건축 허가 건수가 393건 중 7건에 불과하다는 정 후보의 주장을 놓고도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박 후보는 "정 후보는 어디서 정보를 얻느냐. 재개발 허가 건수가 7건이라는 것은 완전 허위"라며 "인가 건수가 61건이고, 강남 3곳 포함해 39곳의 구역이 지정됐다. 명백한 사실인데 7건이라면 근거가 어디서 나왔냐"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정보가 틀리다는 말씀을 하실 줄 알았다. 박 후보는 저한테 아무것도 안해줬다"며 "서울특별시 분야별 정보라는 홈페이지에서 찾았다. 저는 공식 자료 기준으로 해서 말한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서울시정에 참여하지 않았으므로 불리하다"고 은근히 꼬집었다.

◇안보관 논란= 정 후보는 박 후보의 안보관은 물론 아름다운 재단의 기부 행태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몰아붙였다.

그는 "박 후보는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 침략기지라고 생각하느냐. 또 우리나라 역사가 '원한의 박물관' '원죄의 창고'라 생각하느냐. 북한에 대해서는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을 못봤다"고 공격했다.

특히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도움을 받았고, 서울시를 공동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통진당이 운영하는 서울시가 걱정된다"며 "이번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는 사람과 망가뜨리려는 사람의 싸움으로 제가 시장이 되면 박 대통령이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색깔론은 철지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정 후보는 "박 후보가 공익적 시민운동가라고 하는데 상당히 편향된 운동을 했다. 아름다운 재단을 할 때 대표적인 '먹튀'라 부르는 론스타로부터 9억원이나 후원을 받았다"며 "참여연대를 통해 기업을 적당히 위협하고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후원 받는 게 분별력 있는 태도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재단이 있기 전과 이후 나눔과 기부 문화의 역사를 쓴 기관"이라며 "제가 재단을 통해 개인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억지를 강요했다면 여기까지 왔겠나. 아름다운 재단 개미 기부자들이 다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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