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근혜 구하기' vs. 野 '세월호 심판론'
與野 ‘사실상 무승부’...광역단체장 與 8곳 野 9곳 승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6-08 14:18:2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여당의 ‘박근혜 구하기’와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이 격돌한 이번 6.4 지방선거는 여야 그 어느 쪽도 압도적 승자가 없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경기·인천·부산을 포함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과 충청권을 비롯해 9곳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이 9곳, 새정치연합이 8곳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여야 광역단체장 숫자가 기존의 '9대 8'에서 '8대 9'로 역전됐다는 점에서 여당이 입은 심리적 타격은 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세월호 참사' 악재 속에서도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두 곳을 이기고 최대 격전지였던 ‘텃밭 부산’을 사수한 것은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여당의 패배 내지 고전이 예상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자는 막판 구호가 위력을 발휘한 것 아니냐”며 “수도권 3개 지역 가운데 2곳에서 승리했고, 특히 인천은 야당에게서 뺏어온 만큼 이정도면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는 총 226곳 가운데 새누리당 124곳, 새정치연합 72곳에서 승리했는데, 2010년 지방선거 때의 82석과 비교하면 확실하게 설욕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비록 인천을 내줬지만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곳을 싹쓸이 한데다가 전체적으로도 한 석을 더 확보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승리로 자평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그동안 충청지역은 현 여당의 명맥을 잇는 정당들이 주도해 왔지만 이번에 새정치연합 지지기반을 중원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승리한 선거”라며 “향후 총선과 대선의 좋은 신호로 여길 만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정치평론가들은 여야 어느 일방의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절묘한 성적표'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 부산과 인천,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등 7곳에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은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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