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시점 싸고 입장차 극과극
與 '하루빨리 국민적 의혹 해소해야"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4-06-11 15:18:04
野 "딱 월드컵 동안 하자는 건 꼼수"
권성동 "시일 흐르면 증거가 인멸될 우려 있다"
우원식 "충분한 조사로 내용 파악하는게 우선"
[시민일보=전용혁 기자]여야가 세월호 국정조사를 위한 기관보고 시점을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국정조사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기관보고를 16일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7월14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인 권성동 의원은 11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시일이 흐르면 사람들의 기억도 흐려지고 증거가 인멸될 우려가 있다. 사건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돼가고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진상규명을 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우선 정부부처를 상대로 기관보고를 먼저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조사라는 것은 지금까지 해 온 관례가 있는데 정부부처를 상대로 기관보고를 청취 하고 거기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을 한 다음 자료조사라든가 또 단체 방문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실체를 확인한 다음 청문회를 통한 증인심문, 참고인심문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8월4일부터 청문회 일정이 잡혀 있는데 그러려면 기관보고부터 해야 하고, 그런데 갑자기 야당이 월드컵 때문에 못하겠다는 것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월드컵 기간에 기관보고를 받게 되면 중요한 사안들이 다 묻히게 된다’는 야당측 주장에 대해서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국민적 관심을 받으려면 국회의 국정조사 특위가 얼만큼 진지하고 성실하게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안 갖고가 걸려 있는 문제지, 월드컵이 있다고 해서 국민적 관심을 갖지 않고 월드컵이 없다고 국민적 관심을 갖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16일까지는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는 유가족측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지금 자료요구를 하고 있고, 대부분의 사실들은 언론을 통해 상세하게 보도가 돼 있다”며 “또 우리 당 내부적으로 워크숍도 예정돼 있고, 공부를 할 시간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조특위 위원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기관보고를)16일부터 27일까지 하자는 건데 18일에는 러시아전이 있고, 23일에는 알제리전이 있고, 27일에는 벨기에전이 있다”며 “한국이 러시아와 경기 붙는 딱 그 기간 동안만 기관보고를 받자고 하는 건데 새누리당 노림수가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문회 시간과 월드컵 경기 시간은 다르다’라는 권성동 의원의 주장에 대해 “월드컵 기간이 어디 그런가. 저만 해도 우리나라가 이기면 좋아서 며칠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지면 아쉬워 하는 그런 기간”이라며 “국민축제기간 같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늘 말씀하시는 게 엄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진상규명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국민들의 동력을 잘 모아 변할 것은 크게 변하게 해야 할텐데, 이런 시기에 하는 것은 정말 꼼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권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 인멸하려고 마음먹었으면 벌써 하지 않았겠는가. 국정원 때도 오피스텔 안에서 다 증거인멸 하고 있었다는 거 아닌가”라며 “증거인멸 문제는 여당에서 걱정할 문제가 아니고 충분한 자료조사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7.30 재보선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여당측 지적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서 청문회 일정을 8월4일부터 8일까지 하자고 얘기한 건데 저희가 재보선 이후로 넘겨준 것”이라며 “선거에 영향을 주지 말자고 하는 말 때문에 저희들이 양보해서 8월로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사건이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데 재보선이 있으면 국회가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건가”라며 “재보선 눈치는 오히려 새누리당이 보고 있는 것이고, 세월호 사건의 파장으로 온통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리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하고 있으니, 집권여당 타이틀은 대통령 지키기나 권력 누리기에만 필요하고 국민 지키는 데는 필요 없다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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