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후보 자진사퇴 국회책임론' 여야 공방
與 "文 청문회 무산은 국회 의무 위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06-25 16:00:27
野 "원서도 안내고 불합격했다며 억지"
홍문종 "법이 정한 청문회 절차 무산 부끄럽다"
김한길 "靑, 부적격후보 지명 사과없이 남탓 만"
[시민일보=이영란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치르지 못해 안타깝다'고 언급한 데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두 공동대표가 25일 박 대통령이 인사 문제를 국회에 떠넘긴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마치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거부한 것처럼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며 "입학원서는 내지도 않고 입학시험을 보지 못해 불합격 했다고 억지 쓰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면 우리 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엄중한 자세로 인사청문회에 임할 것이라고 당 대표로서 우리 당 공식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며 "집권세력 스스로의 정당성을 고집하기 위해 3류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매진해야 할 때 정부여당의 무능함이 끝이 보이지 않아 국민 걱정이 크다"며 "부적격 총리 후보를 지명한 대통령과 청와대 누구하나 사과의 말이 없다. 사과는커녕 그저 남 탓 뿐"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한 데 대해 "총리 후보의 자진사퇴 책임도 국회에 넘기더니 문제 인사를 국회로 떠넘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제라도 선거를 치를 때 소통하고 통합하겠다던 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당선됐을 때 했던 100% 대한민국 약속을 기억하라"며 "야당은 적이 아니라 경쟁자다. 건전한 비판과 경쟁을 불편하게 여기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 대통령은 소통과 통합을 약속하면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소통하지 않고 통합하려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실패는 대한민국에 커다란 고통과 짐을 지우는 일"이라며 "편하고 익숙한 사람과 일하면 통합은 멀어진다. 점점 과거로 가게 된다. 대통령이 말한 국가개조의 힘이 생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자,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다. 국회가 권한과 의무를 저버린 것이니 의회주의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며 “문 전 내정자의 경우 후보자의 소명과 해명 기회는 박탈됐으니 민주주의의 붕괴가 아닐 수 없다”고 ‘국회 책임론’을 들고 나섰다.
7.14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홍문종 의원도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가 자진사퇴를 발표한 것에 대해 심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법이 정한 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못한 데 대해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국회 책임론을 인정했다.
홍 의원 측 ‘새바람'캠프는 전날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는 국민과 법치라는 두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호도된 여론에 편승해 법적 절차를 무시한다면 국민들의 법 무시 풍조가 사회에 만연될까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청문회를 이끌어야 할 책임자가 청문회 무산을 환영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이러한 법 무시 행태와 여론호도를 주도한 야당이 총리지명자 낙마 책임을 물어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자진사퇴에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문창극이) 인사 청문회 못가서 안타깝다”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 것을 통해 검증을 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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