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동작乙에 ‘김우중 필승카드’ 있다
고하승
| 2014-07-07 11:44:43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번 7.30 재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동작을(乙)에 내보낼 ‘필승후보’를 고르느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실제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여러 차례 출마를 권유했으나 퇴짜를 맞았다. 그리고 당내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를 대신해 ‘나경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정말 한심한 사람들이다.
지금 상대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지역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 했다가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다. 말이 좋아 ‘전략공천’이지 사실상 ‘낙하산 공천’인 것이다.
그런데 그와 경쟁하는 새누리당이 똑 같은 방식으로 낙하산 공천을 한다면, 그 싸움은 백전백패다. 오히려 지명도 높은 전국적인 인사보다는 지역민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유력인사를 후보로 내보내 ‘낙하산 인사’ 대 ‘지역 인사’의 대결구도로 가야 승산이 있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지금 새정치연합의 공천갈등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당 대표실을 점거하고 며칠 째 지역주민들과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역 의원 30명도 기동민 전략공천 공천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갈등은 그렇다 치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동작구 주민들이 ‘낙하산공천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동작구 주민이라고 밝힌 이들은 지난 달 2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국회 정문 앞과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등 여야당사가 위치한 여의도 일대에서 전략공천 반대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동작을 지역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매번 전략공천으로 인해 지역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들에게 전가됐다”며 “이번 보궐선거부터는 지역에서 오랜 기간 봉사하면서 지역을 잘 아는 후보를 공천하는 정당에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번에도 낙하산 전략공천과 철새정치인 공천이 이뤄진다면 그 정당의 후보에게 절대로 표를 주지 않겠다. 이것이 바로 동작구민의 민심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여야 모두 동작을에 거물 정치인들을 전략 공천해 왔으나 지역발전은커녕 지금 동작을 지키고 있는 인물은 한명도 없이 떠나버렸다. 그래서 주민과 유권자는 공허해 하고 식상해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 새정치연합이 또 ‘낙하산공천’을 결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 만이라도 지역인사를 내보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고작 ‘김문수 카드’니 ‘나경원 카드’니 하면서 별로 승산도 커 보이지 않는 카드를 놓고 고민하고 있으니 어찌 한심하고 답답하지 않겠는가.
동작을에는 정말 승산 있는 카드가 하나 있다. 바로 그 지역에서 3선 구청장을 연임한 김우중 전 동작구청장이다.
그는 구청장 임기를 마치면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그의 퇴임 후 그를 위해 공덕비를 세우기도 했다.
더구나 3선 연임 구청장을 하면서 제법 탄탄한 지역기반까지 갖추고 있다.
물론 그는 이번에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제는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가 그런 인사를 찾아가 한번 출마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애당심이 강한 그는 기꺼이 당의 요청을 수락할 사람이다.
당 지도부가 전국적인 지명도 있는 인사보다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지역인사를 선택한다면 ‘낙하산 공천’을 반대하는 새정치연합 지지자들까지 흡수할 수가 있다.
더구나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은 매우 낮다. 특히 서울의 재보선 투표율은 아무리 높아도 30%~40%대에 불과하다. 따라서 적극적인 지지자들이 있는 인사가 선거에서 유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과연 그런 지지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 지역으로 옮겨온 낙하산 인사가 많을까, 아니면 그 지역에서 오랜 시간 정치인생을 걸어온 지역인사가 많을까?
이건 상식이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말 서울 동작을에서 한판 승부를 걸어볼 의사가 있다면, 김문수니 나경원이니 하는 필패카드를 버리고 필승카드가 예상되는 김우중 카드를 고려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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