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승패 ‘권은희’가 좌우?

고하승

| 2014-07-21 15:41:55

편집국장 고하승


7·30재보궐선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21일에도 광주 광산을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를 놓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였다.

논문표절과 재산축소신고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권 후보를 겨냥, 이날 새누리당과 정의당은 일제히 권은희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들 여야 정당이 이른바 ‘보은(報恩)공천’ 논란에 휩싸여 있는 권 후보를 집중 겨냥하고 나섬에 따라 새정치연합이 그를 ‘정의의 아이콘’으로 부각시키려던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나아가 권 후보 개인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까지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체 권은희 후보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권은희 후보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배우자가 소유한 부동산이다.

권 후보는 지난 11일 후보 등록 당시 재산 규모를 5억8000여만원으로 신고했다. 그 중에는 남편 남모씨의 주식보유분 1억4000만원이 포함됐다. 하지만 남씨가 보유한 부동산의 시가총액이 수십억원에 이른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즉 권 후보가 남편 소유의 수십억 원대의 부동산을 숨기고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권 후보를 향해 "위증, 위선, 위계 등 3위(三僞) 부도덕의 아이콘"이라며 공세를 강화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권 후보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는 물론 국세청과 검찰 수사를 요구하면서 새정치연합을 향해 권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라고 요구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권은희 후보는)변호사 시절에는 위증 교사 의혹, 경찰 수사과장 시절에 위증 의혹, 석사 논문 대량 표절 의혹, 선거 출마를 놓고 말 바꾸기, 배우자 재산 축소신고 의혹에 이어 탈세 의혹까지 추가 됐다"며 "새정치연합은 '보석 공천'이라며 더 이상 비호하지 말고 폭로 대가로 '보상 공천'한 권 후보를 사퇴 시키는 것이 광주시민과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것을 멈추는 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권 후보는 사회정의와 최소한의 양심에 입각해 국민 앞에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 달라"고 압박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이) 몇 가지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새정치연합의 일성이 법적 하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재산 축소신고, 소득 누락 및 탈세 혐의에 대해 진실을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권은희 공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가 그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 현장상황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권은희 죽이기가 도를 넘고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적법한 재산신고라고 하는데도 정치공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발끈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같은 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몽준 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도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만 공개했지 현대중공업의 부동산이나 수익 등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왜 정 전 후보에게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권 후보의 남편만 문제 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된 부동산이 남씨의 개인 재산이 아닌 법인의 소유인만큼 보유주식 가격만큼 신고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유부동산을 법인 명의로 한 것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또 다른 의구심이 제기되는 등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이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 시절에는 모해위증 혐의, 변호사 시절에는 위증교사 의혹, 석사논문 무더기 표절, 이제는 재산축소 의혹까지 도대체 의혹시리즈의 끝은 어디냐"며 "권 후보는 온갖 의혹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압박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여야의 이 같은 공방을 지켜보노라면, 마치 이번 7.30 재보궐선거의 승패가 권은희 후보에게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그를 공천할 경우 ‘보은공천’ 논란이 불거질 것을 알면서도 전략공천을 강행한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에게 그 일차적 책임이 있다. 만일 그런 논란을 예상조차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하지만 새누리당도 권 후보 공세에 집중하는 것은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권은희 후보를 공격함으로서 새정치연합 전체의 도덕성에 흠결을 줄 수 있는 선거판 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정책선거를 선도해나가야 할 여당의 지속적인 공세가 도를 넘어가면 오히려 자충수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